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점쟁이 문어가 세계적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문어는 신통방통 하게도 독일팀의 6경기 승패를 족집게처럼 맞춰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 ‘도사’ 칭호를 받았다. 미래에 대한 인간의 궁금증이 문어까지 예언자로 만들어 낸 셈이다.

어느 시대 누구를 막론하고 앞날에 대한 호기심과 불안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데, 이를 미리 예측해 보는 수단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점이다. 그래서 점의 역사는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전국의 무속인과 역술인이 60여만명을 넘어섰고 관련된 비용이 영화산업과 맞먹는 2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점에 기대는 부류는 천차만별이며 나이 불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젊은이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취업문이 막히자 답답한 미래를 점괘에 의지해서라도 뚫고 싶은 심리가 커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년인 요즘 대학가의 용하다는 역술원과 타로카페마다 이들로 만원사례라고 한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상담해준다는 곳 또한 부지기수며 마찬가지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한 운세상담 반값 할인쿠폰까지 나올 정도다.

의뢰 내용은 대부분 이렇다. 취업여부, 평생의 반려자의 등장 시기, 앞날에 대한 예측, 금전운과 돈을 버는 나이, 학업운과 직장운, 애정운, 결혼운, 관운, 건강운까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엔 젊은이들만 점집을 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20대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도 음으로 양으로 점집과 역술원을 찾고 있으며 해가 바뀐 요즘은 ‘용한 역술인 찾아 3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공천과 당선 가능성은 물론 사무실 위치와 전화번호 숫자, 선거운동원과의 궁합, 사용할 구호까지 묻는다고 하니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점을 보며 길흉화복을 예측,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위안 삼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잠시 고민을 털어 놓다가 나타난 점괘의 신수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신중을 기했으면 싶다. ‘자신의 운명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격언도 있으니 말이다.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