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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과연 ‘전문직’이란 무엇인가?!

 

‘시네마천국’이란 영화가 있다. 어린 시절 영화가 세상에 전부였던 소년 토토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그 중 눈에 띄게 감동이 전해졌던 장면은 시실리아 작은 동네 마을 사람들을 위해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야외상영을 해주신 것일 것이다. 소년 토토는 영사기사를 거쳐 유명한 영화감독으로 성인이 되어 알프레도의 장례식에 이곳을 다시 찾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대강 줄거리이다.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사당동 천막극장에서 영화 ‘성난 송아지’를 보면서 같이 보던 이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공감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평생을 이렇게 주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들을 하자는 결심을 하면서 줄곧 한 번도 직업의 외도 없이 이 길을 걸어왔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이 일을 매진하면서 즐거운 추억들이 많았던 것 같다. 열심히 포스터를 부치고 다녔던 일, 포스터를 잘 보이는 것에 부치는 일이야말로 관객들의 마음속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일을 해왔다. 지금도 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전문직’이라고 생각을 해 왔다.

흔히들 한 곳에 오랫동안 집중해서 일하고 그 분야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이들을 ‘전문가’ 그리고 그 직종에 있는 이를 가리켜 ‘전문직’ 종사자라고 한다. ‘전문직’이라 함은 그 분야에 통달하고, 사회적인 지위도 거기에 맞는 대우를 받는 이들이다.

이런 직업은 산업화 이전의 유럽에 있어서 상업과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도 생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군이었다. 그러나 평생을 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주변부의 변화에 영향력을 끼치는 이들도 ‘전문직’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전문직이라는 것은 일반상식에 준한 일반직보다는 그 분야의 전문가적인 열정과 투철한 비전을 가지고 세세한 부분까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며, 그 주변부의 영향과 여파를 만들어내는 이들인 것이다.

‘전문가’와 ‘숙련가’. 다시 말해 ‘장인(匠人)’과는 차이가 있다. ‘숙련가’는 주어진 분야 기능을 반복 훈련하여 지식으로 익숙해진 것인 반면, ‘전문가’는 숙련의 단계를 넘어 지성과 창의력이 발휘되는 진정한 대가를 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인 대우는 달라야 합니다. 문화 선진국이 될수록 이러한 ‘전문직’들이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존경을 받고 있다. 오래 동안 줄기차게 그 분야의 연륜과 경륜을 쌓여서 모든 이들이 그 ‘전문직’이 하는 이야기를 주목해서 듣고 이를 통해 그 주변부에 영향력을 펼쳐나가면서 하나의 지성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전문직’으로서 좌우명이 되는 것이, 영화 ‘시네마천국’에서 평생 영화를 통해 감동을 전해고자 했던 어린 소년 토토의 모습이다. 그의 어린 시절 경험을 통해 그 영혼을 흔드는 감동을 대중에게 전해고자 했던 것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년층들에 대한 사회복지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자칫 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는 노년층들의 고독사(孤獨死) 문제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고독감을 호소하는 연령의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사이노쿠니 사이타마예술극장에는 골드 시어터라는 극단이 존재하고 있다. 쉰다섯 이상의 노년들로 이루어진 아마츄어 극단이다. 평균 연령은 예순 일곱으로 신입 단원은 뽑지 않는다. 초기에 선발된 단원들 중 사망한 이들도 있지만 보충하지 않는다. 평소 극단 배우로서 하고픈 것들이 있었던 이들을 전국 단위로 선발하고 이들이 청춘시대에 못 이룬 꿈을 이루어 주는 노년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말 그대로 ‘웰 다잉’이 이 극단의 궁극 목표이다. 일본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1천200명 중에서 48명을 선발했고, 그들의 활동을 통한 노년층에 대한 메시지는 소외받지 않고 노년을 보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모델이 되었다는 점이다. 평생 연극인으로 살아왔던 이 극장의 예술 감독인 니나가와 유키오씨는 바로 이런 ‘전문직’ 유형이 아닌가 싶다. 그 분야의 실전과 이론을 통해 쌓은 경륜과 연륜을 통해 큰 메시지를 사회를 전달할 수 있는 이를 전문가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무늬만 갖추면 전문가라고 칭하는 시대에 진정한 ‘전문직’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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