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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왕 때의 고려가요 쌍화점(雙花店)에 나오는 ‘쌍화’는 밀가루를 발효시켜 소를 넣고 찐 음식, 즉 만두를 뜻한다. 완성된 모양이 한 송이 꽃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 시대까지도 이렇게 불렀다. 맛 또한 매우 유별나고 누구나 범접할 수 없는 음식이었던 것 같다. “주방에 들어가 쌍화를 훔쳐 먹은 자를 처벌했다”는 내용이 고려사에 언급되어 있어서다.

만두는 원래 중국 남방 소수민족인 남만인들의 음식이다. 그리고 우리와 달리 소를 넣지 않고 찐 밀가루 빵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중국에선 만두 하면 소 없는 호빵을 뜻한다. 우리와 같은 만두는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 밀가루로 만든 얇은 껍질로 싸서 찌는 ‘교자(餃子:자오즈)’, 고기나 팥을 소로 넣은 포자(包子 : 빠오즈)가 그것이다.

만두란 말은 1643년 발행된 영접도감(迎接都監)의궤에 처음 나온다. 중국에서 온 사신을 대접하기 위하여 특별히 만들었고, 그 후에는 궁중의 잔치에도 종종 차렸다고 한다.만두가 지금은 대중화됐지만 예전엔 궁중연회나 대가집 큰 잔치에만 등장하는 귀한 음식 이었던 셈이다.

모양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많다. 귀만두·둥근만두·미만두·병시(餠匙)·석류탕 등등. 그중 미만두는 해삼의 생김새처럼 주름을 잡아 만든 데서 생긴 이름이다. 병시는 숟가락 모양을 닮은 데서, 석류탕은 석류처럼 생긴 데서 붙은 이름이다. 모두 임금 수라상에 올리던 음식이다. 지금은 사라진 풍속이지만, 큰 잔치에서 끝을 장식하는 특별음식으로 대만두(大饅頭)를 만들기도 했다. 호두알만한 작은 만두를 큰 만두 속에 가득 집어넣어 만든 것으로, 다산과 다복을 의미하기도 했다. 겨울철의 별미로는 꿩 만두가 있다. 겨울 꿩은 고기가 연하고 뼈조차도 산채(山菜)의 효과가 있다하여 함께 다져 소로 만들었는데 맛이 좋아 서민들 사이에선 만두중 으뜸으로 쳤다.

소를 복(福)이라 여기고 정월 초하루부터 특히 즐겨 먹었다는 전통 절식 만두. 이를 넣고 끓인 만두국은 요즘 같은 추운 겨울철 음식으로 제격이다. 새해에 복이 두둑이 들어오라는 염원을 담아 오늘 점심은 만둣국 한 그릇이 어떨까?/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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