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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해외한국학과 문화콘텐츠

 

1910년 청조를 무너뜨린 신해혁명에서 시작된 대만의 105년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했다. 마침 필자는 지난해 12월26일 타이베이 대만정치대 한국문화교육센터 창립학술대회에 참석하고 27일에는 민진당의 근거지인 대만의 제2도시 가오슝(高雄)을 방문했기 때문에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에 대한 대만 사람들의 기대를 목도한 바 있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동아시아에서 두 번째 여성 지도자인 대만의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대만의 정체성을 강조해왔는데, 향후 대만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대만 전공자도 한국어문학 전공자도 아닌 필자가 학술행사에 초청된 것은 의외였다. 대만정치대가 한국정부)가 지원하는 한국학 중핵대학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한국문화콘텐츠를 주요 연구과제로 설정했기 때문에 필자가 포함된 것이었다. 어떤 주제로 한국문화콘텐츠를 소개할 것인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시재생과 문화콘텐츠’의 주제를 선택했다. 필자가 도시재생을 생각한 것은 한류의 확산과 함께 새롭게 변화를 맞고 있는 해외의 코리아타운 축제가 타운 내 한인과 지역민이 함께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스토리축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방법을 함께 나누기 위함이었다.

대만정치대가 한국문화교육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의 문화콘텐츠 연구에 관심을 갖는 것을 목도하면서 필자는 한국정부의 해외한국학 진흥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정부가 해외한국학을 진흥시켜야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해외의 연구자들이 한국학을 전공함으로써 한국과 한민족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의 이미지 개선과 한국과의 우호를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한국학의 발전은 해외에 살고 있는 720만 해외동포들의 민족적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을 북돋워줄 수 있다. 한류가 해외동포사회, 특히 코리아타운에 미치고 있는 현실이 바로 그 증거이다. 나아가 해외한국학의 발전은 한국학자들의 해외 취업은 물론 현지 해당국의 해외동포나 현지 외국인 한국 연구자들의 취업 기회도 확대해주고 있다.

그동안 한국학은 주로 아시아(일본과 중국)와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해왔으며, 교육과 연구 분야는 한국어학과 한국문학이 중심이었다. 여기에 한국역사와 철학, 한국정치와 경제 등에서도 전문가가 배출되어왔다. 그러나 한국이나 외국의 대학이나 오늘날 학과의 창립과 운영에 졸업생들의 취업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만의 경우, 한국어전공은 지원율이 높지만 대만정부가 취업을 고려하여 학과 신설 혹은 증원에 아주 신중하다. 대만정치대가 졸업생의 사회진출을 고려하여 한국문화교육과 문화콘텐츠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따라서 학술회에 참여한 대만문화대 한국어문학과 주임교수도 필자의 발표가 끝난 후, 자신의 대학원 지도학생을 불러 한국에 가서 문화콘텐츠를 공부해오라고 당부하면서 필자에게 조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국(장춘) 길림대 한국어문학과 조선족 교수가 들려준 말도 한국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현재 중국에는 약 250개의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개설되어 있는데 점차 200여개 대학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문학과 졸업생의 취업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북의 명문 길림대도 교과과정의 개편 등 한국어문학과의 발전에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필자의 지도학생인 중국인 문화콘텐츠학 박사 졸업생이 대구대 교양 중국어교수에서 중국어문화학과 전공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중국어문화과 주임교수가 같이 연구하자고 학교당국에 요청해 변경시킨 것이다. 이제 그는 중국어회화 외에 중국문화콘텐츠 강좌도 가르치고 있다. 21세기는 이미 문화의 시대를 넘어 문화콘텐츠 개발의 시대가 되었다. 해외 대학의 한국어문학과에서 한류의 확산과 함께 한국문화콘텐츠 전공자가 필요해지고 있다. 해외한국학의 진흥에 문화콘텐츠 전공자가 필요하고 중요해졌음은 이제 주지의 사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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