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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만큼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식품도 드물다. 그리고 아주 오랜 옛날부터 건강식품으로 인정받아왔다. 인류학자들은 기원전 1만년전 부터 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종족들이 우유를 식품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에서는 우유와 치즈, 버터를 고급식품으로 사용한 기록도 있다.

우유를 ‘가장 완전한 식품’이라고 극찬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다. 우유 속에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등 무려 114가지의 영양소가 들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 진 게 150년 남짓 인데 기원전 400년경 예견했다니 놀랍다.

우리나라에서 우유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처음 나온다. 우유로 유락(乳酪)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고려 우왕 때는 국가상설기관으로 유우소(乳牛所)라는 목장을 두고 왕실과 귀족 등 특권층에게 우유를 공급했다. 고급 식품이었던 우유는 1902년 구한말 농상공부 기사로 근무하던 프랑스인 쇼트가 홀스타인 젖소를 들여오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1인당 우유소비량이 32.5㎏으로 선진국에 못지않다. 원유생산량도 연간 2백만t에 달한다. 덕분에 시중에 우유를 비롯한 각종 유제품이 넘쳐난다. 우유가 부족, 1970년대까지만 해도 부잣집 아이들이나 먹는 고급식품이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요즘 우유가 너무 넘쳐나 낙농가와 생산업체의 한숨이 깊다고 한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우유 소비가 계속 감소해 재고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아서다. 소비위축은 우유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든지,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은젖소의 우유가 의료상 문제가 있다든지,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따라서 넘쳐나는 우유를 분유로 만들어 쌓아뒀는데 이 또한 재고량이 2014년 에 비해 2배에 달하는 2만2300t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해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예고된 사상 최악의 ‘우유 대란’속에 맞이하는 낙농가의 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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