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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하우스 막걸리

우리의 대표적 전통술 하면 역시 탁주, 즉 막걸리다. 약주와 소주도 있으나 탁주에서 재(滓. 찌꺼기)를 제거해 약주를 만들었고 이를 증류해 소주를 얻었기 때문이다. 셋 중 역사도 가장 오래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가락국기(駕洛國記)에 수로왕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요례( 禮)를 빚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요는 탁주를 의미해서 그렇다.

탁주류의 술은 예부터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렸다. 곡식으로 빚은 술이라서 곡주(穀酒), 우유처럼 흰 술이라서 백주(白酒)라 했다. 그런가 하면 찌꺼기가 남는 술이라서 재주(滓酒), 알코올 도수가 낮아 술 맛이 연하고 술기운이 박하다 하여 박주(薄酒), 집집마다 담가먹는 술이라서 가주(佳酒), 제사 때에 제상에 올리는 술이라서 제주(祭酒), 농사지을 때에 먹는 술이라서 농주(農酒), 시골에서 마시는 술이라서 촌주(村酒), 백성이 가장 많이 즐겨 마시는 술이라서 향주(鄕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서 국주(國酒) 등으로 불렸다. 지역별 방언도 다양하다. 함경도 감지, 제주 다박주·탁바리, 경남 막걸래, 평안도 막고래, 전남 빡주, 부산 탁주배기등이 대표적이다.

막걸리가 이같은 탁주류를 대표하는 명칭이 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막걸리와 탁주란 이름이 혼용되자 정부가 막걸리로 용어를 통일 해서다. 하지만 막걸리란 이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는 정확치 않다. 다만 명칭에 있어선 ‘마구’의 준말 ‘막’과 ‘거르다’는 뜻의 ‘걸리’가 합쳐진 ‘아무렇게나 걸러낸 술’이라는 뜻이 전해질 뿐이다.

집에서 술을 담그는 가양주(家釀酒) 문화가 발달한 조선시대에도 막걸리 등 탁주인기는 단연 최고였다. 당시 술의 백과사전격인 임원경제지엔 170종의 특색있는 술 제조법이 기술되어 있는데 탁주 제조법이 가장 많다. 가양주 전통이 사라진 것은 일제 강점기 부터다. 그후 1994년 길이 조금 열렸지만 전통주 제조 허가는 제한적이었다.

오늘(11일)부터 막걸리에 대해서 이 같은 제한이 없어져 본격적인 ‘하우스막걸리’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따라서 수제맥주처럼 막걸리도 누구나 제조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하는데 다양한 막걸리의 등장, 벌써부터 기대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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