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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종교가 국가 간 분쟁 부른다

끔찍한 테러와 내전이 자행되는 근본 원인을 명확하게 통찰
세계를 서방과 라틴아메리카·이슬람·유교 등 문명으로 나눠
분단국가인 한반도를 분쟁이 싹틀 소지가 많은 위험지역 분류
어떤 외교적 전략으&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9·11 테러부터 26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60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시리아 내전, 13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불러온 프랑스 파리의 연쇄 테러까지 전 세계는 국가간의 분열과 충돌로 혼란을 겪고 있다.

하버드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 미국정치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세계 정치학계 태두로 꼽히는 새뮤얼 헌팅턴이 펴낸 ‘문명의 충돌’은 끔찍한 테러와 내전이 자행되는 근본 원인을 명확하게 통찰하고 분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틀을 제시한다.

헌팅턴은 세계를 우리가 알고 있는 개별 국가가 아닌 서방과 라틴아메리카, 이슬람, 힌두교, 유교, 일본 등 7개 내지 8개의 문명들로 나누고, 국가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이념의 차이가 아니라 전통, 문화, 종교적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문명’이 세계를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며, 가장 위험한 분쟁은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단층선’에서 발생한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는 논조로 전개한다.

특히 7개 문명들 중 비서구 사회가 힘을 기르게 되면서 서구에 의해 강요된 가치를 거부하게 되고, 결국 장기간 주도권을 행사해온 서구 문명으로부터 비서구 문명으로 힘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으며 세계 역시 다극화 및 다문명화되고 있음을 역설한다.

더불어 또 다른 문명 충돌의 가능성으로 동아시아의 성장을 꼽았다. 광활한 대륙과 어마어마한 인구, 엄청난 경제 성장과 군사력으로 단숨에 강국의 자리에 오른 중국과 이를 포함한 동아시아가 전 세계를 위협하기 시작했으며 서구, 이슬람, 동아시아라는 삼자의 패권 구도가 새로운 문명 충돌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인다.

책은 문명 세계의 이해와 더불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도 예측한다. 저자는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 즉 한반도를 국가 간 분쟁이 싹틀 소지가 가장 많은 분쟁 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한반도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라는 서구권, 일본권, 중화권, 정교권의 각 핵심국 사이에 있어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한층 더 격해지는 분쟁 속에서 어떤 외교적 전략으로 이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해야 함을 시사한다.

저자는 평화와 문명의 미래가 세계의 주요 문명들이 이끄는 정치인, 종교인, 지식인들이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가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며 인종적, 종교적, 문명적 폭력 앞에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잃어버린 사회적 유대감을 되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론 정치와 현실 정치의 경험을 두루 갖춘 새뮤얼 헌팅턴이 말하는 문명 충돌론은 북한의 핵을 비롯한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한반도 평화는 물론 세계 평화와 공존을 위한 선구자적 혜안으로 과거 속에서 미래를 살펴보는 정치적 지혜를 제공한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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