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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남북 간의 치킨게임, 그 영향력은?

 

남북 간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제 남북 간의 어떤 비상 통신도 작동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남북관계의 기본이 됐던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의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의 폐쇄라는 마지막 카드를 써버렸다. 그래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우리의 대응책이란, 이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남북 간의 대치 국면이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남북 간의 상황을 두고 야당은 북풍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북풍 전략에 따라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무리 대통령도 정치인이고, 그래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하더라도,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엄청난 일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사용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이종걸 원내대표의 이런 주장은 개성공단 폐쇄의 정치적 무게를 잘 모르거나, 아니면 정부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일종의 ‘과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남북의 긴장관계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이다. 그래서 분석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는 얘기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남북관계가 긴장 상황으로 들어갈 경우, 여당이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는 여당이 더민주이건 아니면 새누리이건 상관없이 여당이 유리했다는 것을 말한다.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국민들이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당연하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목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런데 예외도 존재한다. 바로 지난번 천안함 폭침 때는 예외였다. 천안함 폭침이 있고 난 이후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당시 한나라당은 민주당에게 패배한 것이다. 그 이유는 당시 민주당이 선거 슬로건을 잘 만들어 프레임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천안함 폭침을 두고, 실패한 대북 정책 때문이라며,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이 프레임은 결국 민주당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가져다 줬다. 그래서 한마디로 지금의 남북의 긴장관계가 반드시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리란 보장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야당인 더민주 혹은 국민의 당이 국민 정서에 잘 들어맞는 프레임을 만든다면, 이런 상황을 오히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인식에서 출발하자면, 일단 정치권은 지금 국민 여론을 잘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정서에 파고들 슬로건도 나오고, 프레임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들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중앙일보 여론조사(13·1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 유무선 모두 임의전화걸기 방식, 응답률은 25.65%, 신뢰수준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를 보면,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한 질문에 ‘매우 지지한다’는 응답이 31%, ‘어느 정도 지지’가 23.8%였다. 반대로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는 19.7%, ‘그다지 지지하지 않는다’는 22.4%였다. 그러니까 개성공단 중단을 찬성하는 측이 반대하는 측보다 약 12.7%가 많은 것이다. 이는 오차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지금 여론이 정부 조치에 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여론조사가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여론 조사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경우, 정치권은 이런 추세를 정치에 반영해야 한다.

선거 프레임이란 국민을 계몽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국민들 여론을 반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북관계와 같은 국방 안보 현안을 가지고 총선을 위한 프레임을 만드는 것에 찬성하는 것은 결코 아님을 밝힌다. 하지만, 국방 안보와 같은 분야는 정치를 초월해야 하지만 지금의 정치권이 이들 가만두지는 않을 것이기에, 그리고 정치는 생물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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