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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마이너스 금리의 파급효과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1월29일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결정하였다.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 잔액을 3종류로 구분하여 +0.1%, 0%, -0.1%의 금리를 각각 설정하여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즉 시중은행이 일정금액 이상을 중앙은행에 예치할 경우 예치금액에 대한 이자를 받는게 아니라 오히려 보관료를 부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위원 9명중 5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많은 논란과 고민 끝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유럽 중앙은행과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등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에서 경기진작과 자국통화가치의 유지 등을 위하여 이미 수년전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선례가 있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인접하여 있고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국가인 만큼 그 정책효과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중앙은행은 중앙은행이 관리 가능한 기준금리의 변경을 통해 물가가 목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통화정책을 수행한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경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수요에 영향을 미치며 수요의 변화는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금리의 파급경로는 길고 복잡하며 경제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로를 통하여 정책효과가 나타난다. 첫 번째가 금리경로이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콜금리 등 단기시장금리는 즉시 하락하고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도 대체로 하락하며 장기시장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는다. 금리 하락은 차입을 늘리고 저축을 축소시키는 한편 예금이자 수입 감소와 대출이자 지급 감소를 통해 가계의 소비를 증가시킨다. 기업의 경우에도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금리 하락은 금융비용 감소로 이어져 투자를 촉진시킨다. 두 번째는 자산가격경로이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게 되어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이는 가계의 자산, 즉 부(wealth)의 증가로 이어져 가계소비의 증가 요인이 된다. 세 번째로 신용경로가 있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은행은 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 등 대출조건에 있어 완화된 입장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은행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투자는 물론 대출자금을 활용한 가계의 소비도 촉진시킨다. 네 번째로 기준금리 변경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타국의 금리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국가의 금리가 하락할 경우 해당국 자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그 국가에 투자한 해외자본이 유출될 것이다. 이는 해당국의 통화를 팔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므로 해당국 통화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해당국 통화가치의 하락은 수입품 가격을 상승시켜 수입품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고 수출품 가격을 하락시켜 해외수요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여러 경로를 통한 총수요, 즉 소비·투자·수출(해외수요)의 변동은 다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즉 금리 하락으로 인한 소비, 투자, 수출 등 총수요의 증가는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

일본은행의 쿠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효과에 대하여 시중 장단기 금리를 전반적으로 낮추고 기대인플레이션을 상승시켜 일본내 소비 및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강화도 부수적인 효과로 기대할 것이다. 금리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6개월에서 1년의 시일이 걸리는 만큼 아직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세계경제의 통합이 급속히 진전되고 경제구조와 경제주체의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 및 효과가 상식적인 경제이론이나 과거 추세와는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 등 미시적인 측면에서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저성장, 저물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전례 없는 다양한 통화정책들을 과감히 도입하여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대외의존도가 높고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각국의 통화정책과 그 파급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실물경제를 진작할 수 있는 우리 통화정책의 묘수를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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