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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2016 국제 보자기 포럼이 열리는 ‘수원 행궁재’

 

2016년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이다.

2010년 9월 프랑스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에서 열린 세계 40개국 2만5천명이 참가한 섬유예술로는 세계 최고라는 유러피언패치워크 미팅에서 초대국가관인 한국관에 작품과 개막 패션쇼 참가 후 오랫동안 꿈꿔왔던 2016국제 보자기 포럼을 9월에 수원 행궁동에서 세계각국 작가, 교수, 언론인들이 한국 섬유예술에 대해 토론을 하고 국제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한국의 섬유문화를 표면화 시켜 포럼을 연다.

물위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눈부신 스위스 레만호를 거쳐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과 별의 배경이 된 프랑스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으로 가는 길은 9월 말인데도 벌써 늦가을의 정취가 차창 밖으로 흘러갔다. 파리에서 유레일로 4시간 걸리는 독일과 스위스와 국경을 같이한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은 한적한 시골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진입부터 축제를 알리는 플랜카드를 시작하여 카페와 숙소가 이미 만원이 되어 유럽 각지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꽉 차있으며 간혹 동양인으로는 일본과 한국인 몇사람만 보였다. 성당부터 시작된 12개의 국가 전시관과 150개의 유럽과 미국, 오스트리아 등 전시 부스는 각 나라의 작품은 물론 서적, 재료까지 판매하여 시 전체를 마케팅하며 보고 즐기며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국가관들의 경쟁은 가장 아름다운 미의 정수를 보여주기 위해 최상의 작품들로 꾸며졌고, 순환 버스를 이용하여 시간별로 돌게 했다. 한국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서양미 속에서 동양의 아름다움과 깊이가 느껴졌고 일본관보다 우수하다는 칭찬을 들었다. 나또한 각국 프레스의 후레시를 받았고 유럽 작가들로부터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같이 동행하여 인턴으로 활동한 여식인 복합문화공간 행궁재갤러리 조연주 실장이 통역을 하면서 공통으로 느낀 것은 동양미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그들은 자기들과 비슷한 작품보다는 철저한 한국적 염색법과 바느질에 기초한 동양적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있었다. 언제나 내 작품의 근저에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세계화 시킨다는 명제를 밑바탕으로 제작해왔는데 그 사실이 국제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이 가슴 뭉클하게 해주었다. 전통한복에서 현대 섬유예술까지 한국 섬유예술의 우수성을 보여준 이번 대회에서 개막식 패션쇼는 한국의 현대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였다. 파리에서 온 모델들이 작가들이 만든 옷을 입고 워킹하는 모습은 색다른 모습으로 동서양의 오묘한 콜라보레이션으로 보여졌으며 감탄사가 무대 옆에서 연이어 터졌다. 패션쇼에서도 가장 아름다웠던 작품은 역시 한국의 조각보 이미지를 지닌 동양미를 갖은 작품으로, 은근하고 깊이 있는 매력이 파리지앵 모델을 더욱 빛내주었다. 오랫동안 수원화성에 설치미술을 하며 현장에서 쌓은 경험들이 프랑스와는 어떤 차이를 보이고,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보강해야 하나라는 마음 속 질문과 국제전을 준비할 때 당당하게 우리의 요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숙제를 가지고 떠난 프랑스행은 결국은 지역을 알리기 위한 도시와 나를 우아하고 세련되게 국제적으로 마케팅하여 부가가치 창출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화란 가장 멋진 마케팅으로 부를 창출하는 고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후 6년 수원과 나 또한 참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쉼 없이 달려왔다. 2013년 성공적인 생태교통 축제와 수원아이파크 미술관 개관이후 뉴욕뿐만이 아니라 세계각국의 지인들은 한국의 수원에 한번쯤 와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 파리 루브르 미술관 앞 식당의 프랑식 정찬이 아니라 세인트마리오민 간이 식당에서 맛 보았던 양배추와 양파를 채설어 푹 삶아 손바닥 만한 돼지고기와 소세시를 익혀서 아무런 양념없이 순수하게 프랑스 농촌음식을 자신있게 내놓은 그들의 자존감을 기억하며, 수원의 특색 있는 문화를 어떻하면 그들에게 세련되게 마케팅해서 내놓아 마음을 움직일까.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을 꾀하는 나는, 부끄럽고 그림 그릴 시간이 부족하다고 표면에 나서는 걸 외면하던 내가, 보여주고 할 수있는 범위내에서 행복하게 즐기면서 오늘도 고민하며 주변에 소곤소곤 말한다. 인간에게 영혼의 휴식과 쉼을 주는 것은 존중받는다고 느껴지는 사소하게 정련된 문화적 배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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