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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서울 서남권의 중국동포

 

2013년 체류 외국인 150만을 넘어선 한국은 사실상 다문화 열린사회가 되었다. 단순 거주(居住)가 아니라 정주(定住) 양상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등록수도 2015년도 12월 31일 기준으로 약 115만 명에 이르고 있다.(2015년 12월 법무부 통계자료) 그 중에 중국동포가 38만91명인데, 서울 거주 중국동포는 전체 중국동포의 37.4%에 해당하는 14만2천168명이다. 이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으로 독립 선거구를 상실할 가능성이 커진 서울 중구의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인구수인 13만4천329명보다 많은 수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중국동포를 외국인노동자와 같이 대부분 3D업종에서 일하면서 중국으로 돈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오히려 중국의 집도 처분하고 아예 한국에서 새 삶을 살고 있는 중국동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크고 작은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한국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동포뿐만 아니라 국적은 중국이라도 ‘한국살이’를 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이 많아진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중국식품 점포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도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서남권 4개 구(영동포구, 구로구, 금천구, 관악구)에서는 이미 중국동포 1세대의 인구고령화가 시작되었다. 또한 젊은 중국동포 세대들의 정착과 함께 자녀의 중도입국, 출생 등의 상황이 이어져 ‘중국동포타운’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생활환경이 달라졌고 중국학생의 급증으로 한국인 학부모들이 자녀를 다른 지역으로 전학시키는 초등학교도 생겼다. 때문에 이제 우리는 중국동포의 집거가 지역낙후의 원인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선주민과 이주민이 어우러지는 커뮤니티 기반 도시재생의 가능성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

현재 재한 중국동포들은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기본적인 가치 확립 및 소속감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시선은 표면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통합프로그램, 혹은 낮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교육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동포사회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시설은 채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며, 서남권의 구로, 영등포, 금천, 관악 등 각 구청에서 시행 중인 문화사업은 그 지원이 부족하여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 영등포구가 주관하고 구로도서관에서 열리는 ‘토요 어울림주말학교’가 2년째 운영되고 있으나, 부족한 홍보, 재능기부 강사진의 부족, 전문적이지 않은 프로그램 운영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동포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을 이어주는 소중한 인적자원일 뿐만 아니라 대림동, 가리봉동, 구로동과 같은 대표적인 밀집지역은 한국과 중국을 이어주는 문화 및 경제 교류의 장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핵심 지역이다. 또한 전 세계로 삶의 무대를 확산하고 있는 중국동포사회 네트워크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동포의 결혼식과 고희잔치 등이 동북이나 동남 연해지역(연길, 심양, 북경, 청도 등)이 아니라 대림동 등 한국 서울의 서남권 중국동포 밀집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재한 중국동포사회는 점차 성장하고 있는 상권과 경제의 흐름에 따라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북과 동남 연해지역 등으로 흩어진 조선족사회의 경제문화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서남권 중국동포의 ‘중국 및 한국살이’ 이야기들은 서울의 문화다양성 및 다(多)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될 수 있으며, 관련 문화산업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대림동의 대형 중국동포음식점은 한국경제의 지대한 변수로 등장한 중국관광객 요우커(遊客)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 경기도도 안산뿐만 아니라 수원 등 중국동포 밀집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할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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