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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팀에서 꽃피울 수 있는 유소년 선수 육성에 최선 다할 터”

 

김 호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

김호 감독은 한국 축구사에서 ‘명 선수’이자 ‘명 감독’으로 기억된다.

1960~70년대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는 프로 축구 감독으로 지내는 동안 수원 삼성의 전성기를 이끄는 등 통산 207승을 거두고

‘성공한 선수는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뜨렸다.

특히 그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1992년~1994년은 ‘도하의 기적’과 이 ‘기적’에 이어진 1994년 미국월드컵의 명 승부들로 축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으며 세계에 한국 축구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이제 ‘한국축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며 어느덧 고희(古稀)를 넘긴 그가 용인시에서 다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재단법인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으로 부임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워내고 있는 김호 감독을 만났다.

정찬민 용인시장의 부탁으로 작년 부임
150여명 교육생·12명 지도자 함께 훈련

승리하기 위한 축구가 아니라
기술 습득이 가장 중요한 시기
지덕체 겸비한 선진 축구선수 육성 전념

지역 청소년 축구 인프라 확장 위해
장기적 관심과 투자 필요… 성원 부탁


- 한국의 대표감독이 어느날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6월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을 맡게 됐다. 축구는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기술 습득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는 기술 습득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성적에 너무나도 많이 집착하고 목을 매고 있었다. 그러한 연유는 고등학교 2, 3학년의 경우 대학진학이라는 문제가 걸려 있어 출전하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기술훈련보다는 체력과 조직력, 경기운영능력 위주로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용인시축구센터에 오게 된 것은 정찬민 용인시장님께서 좋은 선수를 많이 배출해 달라고 여러 차례 간곡히 부탁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프로 팀에서 꽃 피울 수 있는 선수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유소년 선수 육성에 새로운 비젼이 기대되는데?

수원삼성과 대전시티즌에서 오랜 시간 감독생활을 하다보니 유소년 선수 육성에는 관심갖고 살펴봐야 할 것이 참 많다. 선수와 부모님들이 일반 학교보다는 프로 팀에서 운영하는 유스 팀으로 진학하려는 경우가 많다. 축구발전을 위해 프로구단이 유스 팀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 역시 기술발전이 아닌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축구를 한다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학원 축구와의 상생을 통해 실력으로 승부해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현재의 당면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로 팀처럼 주말리그도 승강제를 치뤄 고교 축구의 경쟁력을 키워야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권역리그 내에서도 실력차이가 심해 경기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새로운 변화가 절실하다.



- 용인시축구센터는 어떤 곳인가?

용인시축구센터는 유럽 명문구단과의 교류와 발 빠른 선진훈련 프로그램 도입으로 유소년 축구 문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전문교육기관이다.

용인시축구센터는 프랑스의 축구기술센터, 일본의 J-빌리지를 모델로 순수 용인시비만으로 건립돼 천연잔디구장 2면, 인조잔디구장 3면과 전천후 미니구장 1면, 기숙사동과 행정동이 있다. 기숙사동은 약 2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식당, 대회의실, 체력단련실, 물리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현재 150여명의 교육생과 12명의 지도자가 생활하고 있으며, 교육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원삼중, 백암중, 신갈고에서 수업을 마치고, 오후시간에 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전국대회에 출전해 우승 26회의 성적을 거두어 축구메카로서 용인시의 위상을 높였다고 자부한다. 또 석현준(FC 포르투), 오재석(감바 오사카), 김진수(호펜하임 1899), 김주영(상하이 둥야), 김보경(전북 현대) 등 10여 명의 졸업생이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국내외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축구센터 지도자들은 스포츠 과학지식과 축구에 대한 지식 및 실전경험, 그리고 연구하는 자세로 세계최고의 축구선수를 배출하고자 한마음 한뜻이 되어 선진 축구선수 육성과 전인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 향후 계획과 당부의 말씀은?

교육부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을 위해 학기 중에 대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부 클럽 팀을 창단하면서 공부도 하고 축구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단 엘리트 선수로 등록되면 일반 학생처럼 학업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용인시축구센터에서는 지덕체를 겸비한 선수 육성을 위해 방과 후 훈련과 저녁시간에는 원어민 영어 강사를 초빙하여 외국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유럽 축구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스페인어 강사를 초빙해 교육할 계획이다.

용인시가 재정 어려움에도 축구센터에 투자하는 것이 무리인 듯 싶으나 지역 청소년 축구 인프라 확장은 장기 투자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 유럽 클럽의 축구아카데미는 선수 육성과 즐기는 축구 보급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운영된다. 연령별로 원하는 청소년은 수강료를 내고 축구를 배우고 훈련해 경기에 참여하게 된다. 청소년 시절 축구를 경험했던 학생들은 성인이 되면 팬이 되어 축구장을 찾는 잠재적인 고객이다. 그렇기에 축구교실이나 아카데미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용인시에도 프로축구단이 창단된다면 용인시축구센터에서 축구를 배운 청소년들이 다른 어느 팀보다 용인FC 프로축구단에 대한 애착과 충성도가 높을 것이다. 우리 축구센터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 김호 총감독 프로필

- 생년월일 : 1944년 11월 24일

- 선수경력

부산 동래고등학교 졸업 (1964년)

제일모직 축구단 입단 (1964~1968년)

상업은행 축구단 입단 (1969~1974년)

포항제철 축구단 입단 (1975~1977년)



- 대표경력

국가대표 (1965~1973년)



- 수상 및 지도자 경력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1970년)

프로축구 K-리그 올해의 감독상 수상

(1998년~1999년)

AFC(아시아축구연맹) 감독상 수상(2002년)



청소년대표팀 코치 (1979년)

1994년 미국월드컵 국가대표 감독 (1992~1994년)

부산 동래고등학교 감독 (1977~1981년)

한일은행 축구단 감독 (1982~1987년)

울산현대 프로축구단 감독 (1988~1991년)

수원삼성 프로축구단 감독 (1995~2003년)

숭실대학교 총감독 (2004~2006년)

대전시티즌 프로축구단 감독 (2007~2009년)

(現) 재단법인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 (2015년 6월~)



- 자격사항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1급 자격증 (2007년)

/최영재기자 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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