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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칼럼]알파고와 대학교육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은 4대1로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세기의 대결은 우리의 인재양성에 교육의 파라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2013년도부터 2015년도에 이르기까지 로봇과 인공지능회사의 인수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투자대비 확실한 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대표 이세돌과 명승부를 펼친 인공지능의 기세는 놀랍고도 충격적이었다. 알파고의 창조주인 구글딥마인드 최고경영자 데미스 허사비스는 수년 내 스마트폰에 알파고를 집어넣겠다고 했다. 1천202개의 중앙처리장치와 176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천여개의 컴퓨터로 이루어진 클라우딩 컴퓨팅 체제로 무장한 인공지능이 일상에 들어오면 우리의 삶은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를 겪게 된다. 결국은 인간의 뇌를 능가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인공지능의 개발이 글로벌 시장의 전쟁터가 될 것이다. 구글이 2001년 이후 14년 동안 인공지능관련 기업에 투지한 돈만 33조원이다. 일본의 도요타는 미국에 인공지능개발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했고 향후 5년간 1조 2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은 지난 5년간 투자액이 180억원이다. 미국의 오바마대통령은 10년간 1조3천억원을 뇌프로젝트에 투입하고, 일본정부는 지난 달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위해 10년간 1조 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였다. 현재 한국은 이 분야에 맨땅이다.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제조업중심의 한국은 단기 성과중심의 기업문화로 인공지능분야가 거의 전무한 상태다. IT연구와 제품화에 대한 정부지원이 당장성과를 낼 수 있는 단기사업과 하드웨어에 치우쳐 있다. 이제는 산업과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과 안목이 요구된다.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중장기 목표를 세워 관련제도와 규제를 정비하고 연구개발과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에 AI시대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100여 년 전 독일 소년 한스(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밑에서)는 과외 공부와 주입식 공부에 지쳐서 쓰러지고 마침내 강물에 몸을 던져 버린다. 이것은 작가 자신이 겪던 당대의 독일 현실이었다. 독일은 결국 이를 해결했는데 한국은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한스가 자살하던 그 때보다 훨씬 더 가혹한 교육 환경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마치 콜로세움의 검투사들처럼 자기만 살아남도록 강요되는 경쟁에 내몰리고 세상에 나가서도 이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교육은 당장 떨어진 발등의 불 때문에 미래를 준비할 겨를이 없다. 우리 대학이 처해 있는 가장 심각한 위기는 대학에 입학할 학생의 수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고, 대학을 졸업하여도 직장을 구하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학들은 정원을 감축하고 취업에 유리하도록 산업 현장에 맞는 교육을 하라고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대책에 불과하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자료를 읽고 의사소통하는 영어교육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시험에 나오는 영어공부와 같은 방법은 이제 그만 투자해야 한다.

이번에 알파고 개발기의 통역기를 통해 답변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창조적 인력을 키워내고 기존 인력을 새로운 산업 수요에 맞춰 재교육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체계로 전환하는 질적 대학구조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개별상품에서 시스템으로의 통합이라는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범용 지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새로운 제품으로 무장한 하드웨어보다는 하드웨어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에 서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곳이 바로 대학이다.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재들이 바로 미래 시대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바둑의 대결에서 문제의 답은 인공지능이 풀고 이제는 문제를 던질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 대학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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