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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파주 평화누리길’을 통해 ‘개성공단’으로!

 

경기도는 파주시,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2016년 평화누리길 걷기행사’를 오는 30일 오전 10시 파주 임진강변 생태탐방로에서 첫 번째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의 주제는 ‘생태탐방로로 떠나는 봄 마중’이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일반인, 동호회 등 1천200여명의 탐방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행사의 코스는 율곡습지공원을 출발해 생태탐방로를 지나 장산전망대, 화석정을 거쳐 다시 율곡습지공원으로 돌아오는 9㎞에 이른다.

특히 이번 ‘2016년 평화누리길 걷기행사’는 남북평화통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처음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그동안 군사작전구역이란 이유로 민간인의 출입이 봉쇄됐던 임진강변 철책로가 생태탐방로의 코스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군사작전구역의 임진강변 철책(순찰)로인 임진각에서 율곡습지공원까지 구간이 이번 평화누리길 걷기행사의 코스에 포함된 것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이후 44년 만에 개방된 길이다. 이 길은 한국전쟁 이후 군사분계선으로 분단된 남과 북의 단절 속에서 1971년부터 민간인의 출입을 금지해온 임진강변 철책로부터 평화누리길로 열어가는 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2016년 평화누리길 걷기행사’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실천적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2월, 남북교류협력사업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개성공단사업이 완전 중단된 가운데 이번 행사가 개성과 아주 가까운 파주 임진각에서 열리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성사된 3대 남북경제협력사업 중 이명박 정부에서는 금강산관광사업과 남북철도·도로연결사업이 중단되었고,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는 마지막으로 이어졌던 개성공단사업이 지난 2월에 중단되었다. 이번 평화누리길 걷기행사가 임진각에서 열리는 것은 개성공단사업의 진출로를 열고 금강산관광사업, 남북철도·도로연결사업의 재개로 나아가자는 남북교류협력사업 실천의 기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번 ‘2016년 평화누리길 걷기행사’는 남북평화통일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실천적 의미를 담고 있는 뜻깊은 행사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남북관계는 한국전쟁 이후의 1960년대로 회귀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한국전쟁 이후 끊어진 파주 문산 임진각에서 북측의 개성과 평양으로 연결된 철도와 도로가 2016년 현재 여전히 단절돼 있다는 것은 남북관계의 분단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마지막 남북관계의 끈이었던 개성공단 폐쇄는 현재 2개월 17일째가 지나고 있다. 문제는 지금 개성공단투자기업들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성공단투자기업의 손실액은 현재 총 8천152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123개 업체 중 49개 업체가 도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유통·서비스 협력업체 90여 곳도 자금 압박을 받고 있으며, 직·간접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5천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평화누리공원’ 내에 있는 ‘임진각 철도중단점 표지석’과 녹슬고 멈춰 선 ‘증기기관차 미카3 244호’에서 ‘파주 평화누리길’을 통해 ‘개성공단’으로 가는 꿈을 꾸어보자. ‘임진각 철도중단점 표지석’은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절규하고 있다. 이 절규는 우리에게 “통일은 이루고 싶다!”라는 소망을 표출하고 있다. 그 소망은 개성공단투자기업들에게 “우리는 ‘파주 평화누리길’을 통해 ‘개성공단’으로 달려가고 싶다!”라는 애절함을 담고 있는 것이다. ‘증기기관차 미카3 244호’도 파주 문산 임진각과 개성을 오가던 길이 끊어져 멈춰 서서 녹이 쓸어 박제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 박제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통일의 귀중함을 토로하고 있다. 그 토로는 우리에게 분단보다 통일이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그 과제는 개성공단투자기업들에게도 평화통일로 가는 선구자적 길이 바로 남북경제협력사업부터라는 사명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이번 ‘2016년 평화누리길 걷기행사’를 기점으로 개성공단투자기업들과 함께 ‘파주 평화누리길’을 통해 ‘개성공단’으로 달려가 보자. 그 길이 ‘생태탐방로로 떠나는 봄 마중’의 행사 주제처럼, 남북관계의 봄 마중 길로 들어서자. 시간은 멈추고 서있지 않다. 봄도 마냥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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