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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시험기간을 이용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다녀왔다. 휴가기간이 아님에도 가는 곳마다 한국의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휴학 중인 대학생들도 있었고 휴가를 낸 직장인들도 있었다. 두세 명이 함께 여행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혼자 여행하는 청춘들도 많았는데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낯설고 물 설은 이역에서 적응하며 새 삶터를 개척하는 이민자의 삶도 여성들이 우월한 바를 한인이주사에서도 확인한 바 있었는데, 새로운 것을 보고 체험하면서 삶의 지혜를 얻고자하는 탐방여행에서도 여성들의 도전정신이 우월한 듯했다.

첫 방문지인 마드리드에서는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서 한인민박집을 찾았다. 마드리드시내와 근교인 톨레도와 세고비아 여행에 편리한 마드리드 시청사가 있는 솔광장 인근의 중년의 자매가 운영하는 S민박을 선택했다. 가격이 주변의 다른 숙소와 비교할 때에 결코 저렴한 것이 아니었지만, S민박이 아침밥 외에 김밥도 챙겨주고 주변 여행지에 대한 유용한 생생정보를 준다는 평판 때문이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만도 한인민박이 20여 곳이 한인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젊은이들만이 절약여행 차원에서 호텔보다 호스텔 혹은 한인민박을 애용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많다고 하며 레알마드리드 축구팀이 중요 경기를 가질 때면 한인 남성 축구팬들이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S민박집 주인은 1981년 가족과 함께 스페인에 이민 와서 15년을 살다가 다시 한국에 들어가 15년을 살았는데, 스페인에서 민박을 하자고 권한 언니와 함께 4년 전에 다시 마드리드에 와서 2014년부터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침 8시~9시 매일 20명의 한국인 여행자들이 손맛 좋은 언니 사장이 준비한 든든한 아침식사를 마치면, 마드리드 시내뿐만 아니라 톨레도와 세고비아 여행의 노하우에 대한 설명은 동생 사장의 몫이었다. 마드리드 시내지도와 톨레도와 세고비아에 요긴한 자료들이 출력해 있었다. 오고가는 교통편과 효율적인 여정 등을 설명하면서 “이곳에서 김밥을 드시면 좋습니다.” 하는 설명이 끝나자 언니 사장의 정성이 담긴 김밥이 준비되어 있었다.

유럽의 다른 도시에도 한인민박이 성업 중이다.(민박사이트 ‘민박다나와’ 참조) 작년 이맘때쯤에 헝가리 부다페스트 학술행사에 참여하는 길에 체코 프라하를 잠시 방문했을 때도 올드타운 내 한인민박을 이용한 바도 있었다. 프라하 민박은 숨 가쁜 직장생활에 중병에 걸렸다가 나은 40대 직장인이 평소 여행을 좋아한 아내의 권유로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중부유럽의 관광거점인 프라하에 정착한 경우였다. 프라하에는 등록된 민박집만 30여 곳이지만 실제로는 50곳이 된다고 했다. 이제 건강을 회복했다는 민박집 사장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도 프라하의 야경이 아름답다고 하면서 저녁 8시에 올드타운 야경투어를 하겠다고 투숙객들에게 알렸다.

한인민박은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해외한인의 일자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인민박은 ‘세계를 호흡하는’ 지구촌 청춘들의 교류와 소통의 공간인 현지 호스텔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고 소란함(?)이 일상적인 호스텔문화를 피할 수 있다는 점과 아침으로 푸짐한 한식뷔페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마드리드 S민박처럼 김밥을 제공할 수 있다면 더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프라하 한인민박의 주인처럼 여정에 관한 친절한 부가적인 안내도 장점이 될 수 있다.

14~16세기 대항해시대를 연 이베리아반도의 포르투갈과 스페인 못지않게 한국은 이미 동아시아의 끝자락인 한반도에 위치한 작은 나라가 아니다. 세계의 주요 도시의 도로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자 무엇보다도 내손 안의 컴퓨터인 휴대폰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한국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세계에서 배울 일이 많다. 젊은이들의 해외진출(K-Move)도 절실한 시점이다. 한인민박은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의 ‘장소’임과 동시에 현지 한인 커뮤니티의 사정을 소개받을 수 있는 ‘소통’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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