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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에선 두 개 이상의 기적을 행한 것으로 인정되면 성인(聖人)으로 추대하는 규정이 있다. 최근엔 마더 테레사 수녀가 성인이 됐다. 1998년과 2008년, 인도에서 암 투병 중이던 소녀와 다발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살던 브라질 남성이 테레사 수녀에게 기도한 후 이틀 만에 완치된 두 가지 기적을 교황청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기적이란 말에는 이처럼 종교적 의미가 강하다. 성서에 나오는 여러 가지 기적은 특히 그렇다. 따라서 종교학에서는 자연법에 반하는 물리적 사건으로 정의하며, 통계학에서는 설명되지 않은 이상치, 즉 ‘아웃라이어’로 규정한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스 흄은 “기적이란 하나님의 특별한 의지에 의해 자연법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철학자들이 기적을 ‘신의 은총’이라 말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게다.

성서에 나오는 여러 가지 기적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적은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행동으로 옮겼을 때 기적이 나타나고, 거기에 추호의 의심도 없는 믿음의 세계에 푹 빠진다면 기적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는 의미다.

불교나 도교 같은 동양의 종교에서도 기적이라는 초자연적 현상이 많이 등장한다. 불교의 신통(神通)이나 도교의 ‘환술’(幻術)이란 말도 모두 기적과 같은 의미로 쓴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종교가 나름대로 신빙성을 갖춘 기적을 내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기적의 영어 단어 미러클(miracle)은 라틴어 미라쿠룸(miraculm)에서 유래됐다. 이 말의 원래 뜻은 ‘미소를 짓게 하는 멋진 일’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일이 생기기를 꿈꾼다. 살이 빠지는 소소한 것부터 불치의 병이 치료되는 생사(生死)에 관련된 일까지. 하지만 이런 기적도 남이 아닌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선 땀과 노력 속에 기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수없이 증명되어서다. 3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 확률 0.02%의 ‘레스터시티’가 우승을 확정지은 기적도 그중 하나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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