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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예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동물 중 하나다. 덩치가 커 어쩐지 둔할 것 같지만 기쁘고 슬픈 감정을 표출할 뿐 아니라 수십 년 전 만났던 사람도 기억하는 친근감 때문이다. 특히 가장 나이 많은 암컷이 무리를 이끌면서 특유의 모성애를 발휘 하는 습성이 사람과 비슷하다고 해 인간과 유대감도 깊다.

인도에서는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수많은 신화도 전해진다. 대표적 인 게 석가모니를 탄생시켰다는 ‘흰 코끼리’ 설화다. 우리 불교계에선 흰 코끼리가 덩치나 힘이 백수의 왕이지만 육식을 하지 않아 자비와 생명 존중의 의미로, 큰 발자국에 다른 어떤 동물의 발자국도 다 들어갈 수 있어서 포용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 등(燈) 행사에 아기부처가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형상의 등이 빠지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코끼리는 백제시대에 여러 가지 유물 속에 나타나 있다. ‘백제금동대향로’ 몸통에 코끼리가 표현되어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대략 1500년 전 우리에게 알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코끼리가 어떻게 미국 공화당의 상징동물이 되었을까? 친근감과 모성애 때문일까? 역사가들은 아니라고 한다. 1874년 미국의 신문 삽화가인 토머스 내스트가 처음 사용한데서 유래했다고 밝히고 있어서다. 당시의 삽화는 사자의 탈을 쓴 당나귀가 숲속의 어리석은 동물을 놀라게 하는 내용인데, 어리석은 동물 가운데 하나가 코끼리였고, 당시 정치상황에 비추어 당나귀는 민주당을, 코끼리는 공화당을 의미했다고 한다. 이후 양당은 두 동물을 실제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후 민주당은 당나귀가 현명하고 용기 있고 겸손한 동물이라고 내세우면서, 코끼리는 거만하고 바보 같은 보수적인 상징의 아이콘이라 깎아 내렸다. 반면 공화당은 코끼리가 위엄 있고 강하면서 기품이 넘친다고 하며 당나귀는 어리석은 동물이라고 비난해 왔고 지금도 변함 없다. 최근 차기 미대통령 공화당후보로 도널드 드럼프가 확실시되자 한 언론이 역대 후보중 가장 준비가 덜됐다며 ‘162년 된 코끼리가 잠들었다’고 한탄 했다 한다. 우려가 현실이 된 미 대선, 남의 일이 아닌 듯하다./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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