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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오늘날 너무 흔해 ‘정신의 감기’ 쯤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엄연히 정신 질환의 하나다. 당사자가 느끼는 고통도 상상을 초월한다. 무기력증, 극단의 불안함, 병적인 경계심 등은 그 어느 고문보다 강하다. 17세기에 출간된 로버트 버턴의 ‘우울증의 해부’라는 책에선 이렇게 묘사하기도 했다. “이것은 인간적인 고통의 바다이고 모든 인간적인 불운의 정점이다. 어떤 신체적인 고통도 이에 견줄 수 없으며, 어떤 고문도, 어떤 뜨거운 강철도 이에 비할 수 없다.”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하며 불행한 생을 마감한 유명인도 많다.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우울증에 시달릴 때마다 자연을 화폭에 담으며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귀를 자르는 자학증세 까지 보이다 자살 했다. 엽총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쏘아 자살한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우울증으로 복잡한 감정의 기복을 겪었다. 강물로 투신자살한 영국의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 불행한 연애로 고민하다 자살한 러시아의 풍자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등등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지성도 우울증에 굴복했다. 물론 링컨처럼 우울증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된 사례도 있지만 매우 극소수다.

우울증은 현대의학조차 발병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미스터리에 싸여 있다. 전문가들은 암, 비만과 함께 21세기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중 하나로 꼽는다. 자살충동을 일으키며, 자살의 80% 정도가 우울증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약 320만명에게 발병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다고 한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정서적 스트레스를 겪었고, 중 56%가 우울증을 의심했다.

최근 가난ㆍ질병ㆍ고독이라는 삼중고 (三重苦)에 내몰린 우리나라 60세이상 고령층의 자살시도가 1000명당 13.1명, 이 중 9명중 1명이 사망에 이른다는 조사결과 가 나왔다. 이는 OECD국가중 1위며 극단적인 시도를 하는 노인중 82%가 우울증환자 라고 한다. 가정의 달에 드러난 우리의 민낯이 슬프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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