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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신여성, 가부장제 한국사회에 도전하다

남녀평등과 여성해방 등 쟁점 부각
여성 인격과 개성에 대한 존중 싹터
페미니즘의 시대정신 집단표출 행동

 

한국의 근대에서 1920년대 신여성의 출현은 19세기 후반 한국 사회가 근대로의 길을 밟아 온 이래 여성을 둘러싼 가장 커다란 변화 중의 하나다. 이들은 여성 자신의 인격과 개성에 대한 존중, 자유연애와 자유결혼, 정조에 대한 도전, 남녀평등과 여성 해방 등의 쟁점을 공공의 차원에서 제기하면서 남성이 지배하는 가부장의 한국 사회에 도전했다.

이들의 주장과 행동은 개조와 해방을 위한 1920년대 시대정신의 집단 표출로서 이후 한국사회의 페미니즘과 여성 운동의 역사에 적잖은 영향을 남겼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근대사와 여성사, 그리고 동아시아와 지구 차원의 근대역사에서 신여성은 중요한 영역을 차지한다.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 등의 저서를 발간하며 근대 여성사 연구에 독보적 역사사회학자로 꼽히는 김경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는 ‘신여성, 개념과 역사’책을 펴내 신여성의 개념과 실체에 관해 지금까지 제기돼 온 질문과 문제들에 답한다. 저자는 신여성 개념의 역사를 재구성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세대에 따라 근대 여성을 세 범주로 구분하고 여기에 이념의 차이를 고려한 유형화를 시도한다. 또한 신여성이나 신여자, 모던 걸, 무산 부인, 노동 부인, 현대 여성 등과 같은 근대 여성의 다양한 표현들의 용례와 그것이 지니는 의미를 해명한다.

신여성의 역사와 개념에 대한 분석을 주된 문제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신여성 일반보다는 이른바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는 집단의 움직임으로서 소수의 한정된 신여성들에 주된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1900년대부터 1920년에 이르는 시기를 집중 조명하는데, 이때가 역사로서의 신여성 개념이 징후 발견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1장에서는 근대 여성의 개념 구분을 염두에 두고 세대와 이념에 따른 다양한 근대 여성의 유형을 분류했으며 2장은 1900년대의 애국계몽기에 활동한 제1세대 근대 여성을 다룬다. 3장과 4장은 1920년대 제2세대 근대 여성에 속하는 이른바 급진주의 신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5장은 사회주의 계열의 여성을 주된 분석 대상으로 해 계급주의와 봉건 전통,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혹은 계급 투쟁과 여성 해방의 사이에서 이들이 당면한 문제와 딜레마를 검토한다.

6장에서는 성과 사랑에 대한 사회주의 여성의 의견과 주장을 살펴보며 마지막 7장에서는 김마리아와 박인덕, 허정숙의 세 사람을 사례로 미국 문명에 대한 이들 여성의 상이한 이해와 해석 및 수용 양식을 제시한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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