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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코미디언 구봉서씨가 유행시킨 긴 이름이다. 무려 72자에 이른다. 그러나 엉뚱하고 우스운 이름 같지만 담고 있는 뜻은 깊다.

모두가 장수(長壽)와 관련된 단어로 자식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다.

우리나라 사람은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는 사주팔자나 관상과 함께 후천적으로 주어지는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 한다고 믿어왔다. 또 인간생활은 물론 본질적인 존재의 문제로 여겨 출생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이름 짓기를 매우 중요시 여겼다.

사람이 삶을 누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불리기 시작한 이름, 처음에는 토박이말로, 한자의 유입과 함께 한자 이름으로 지어지면서 오늘에 이른다. 성씨 한자에 이름두자를 짓는 것이 보편화 된 것은 신라시대 이후다.

우리 국민들이 누구나 성명을 가지게 된 것은 극히 최근에 와서의 일이다. 1910년 5월에 완성된 이른바 민적부(民籍簿) 작성 때만 해도 성씨가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의 1. 3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런 이름을 토박이 이름 이라 부른다. 부엌손 ·마당쇠 갑돌이 개똥이 정월이 간난 언년 복이 홍이 등등. 천명장수(賤名長壽. 천한 이름이 장수한다)의 사상이 짙게 배어있다.

근대에 와서 이름은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최근 대법원이 내놓은, 1940년대 이후 지난해까지 출생신고 이름을 분석한 결과를 보아도 그렇다. 분석에 따르면 시기별로 가장 인기 있는 이름은 1940년대는 ‘영수·영자’가, 50년대는 ‘영수·영숙’이 60년대는 ‘영수·미숙’ 70년대는 ‘정훈·은주’였다고 한다. 또 1980년대는 ‘지훈·지혜’가 90년대는 ‘지훈·유진’이 2000년대는 ‘민준 유진’ 이, 2010년대는 ‘민준 서연’이 각각 남녀 신생아 이름으로 호적에 가장 많이 올랐다. 모든 시기를 통틀어 최고 많이 쓰인 두 글자 이름은 ‘지훈’ 과 ‘영숙’이었고, 외자 이름은 ‘준’과 ‘진’이라고 한다. 가장 많이 사용된 한글 이름은 남자 ‘한결’ 여자 ‘사랑’으로 나타났다. 운명론적인 작명관이 바뀐 세태가 실감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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