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미국은 반려동물의 천국이다. 전용 비행기가 등장했을 정도다. 주인 잘 만난 반려동물들은 전용 좌석에 앉아 기내식을 즐기며 15분마다 건강 점검까지 받는다니 ‘뭔 팔자가 상팔자’란 속담이 실감난다. 중동국가들도 이에 못지않다. 두바이에선 반려동물용 고급호텔이 문을 열었다. 전용 수영장과 의료시설, 트레이너가 배치된 헬스장, 비만 방지 훈련소 등을 갖췄다. 개별 집사와 리무진은 기본이라 한다.

물론 극히 소수의 이야기다. 하지만 호화 대접받는 반려동물의 수는 날로 늘고 있다. 반려동물 사육자가 800만 명에 이른다는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우선 먹이가 보통을 넘는다. 고구마 단호박 홍당무 브로콜리 등으로 만든 무(無)염분 치즈케이크, 닭 가슴살, 연어, 토마토 말랭이 등 사람도 먹기 어려운 건강식까지 나와 있다.

미용 등 관련 시장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다. 시장 규모가 연 2조 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애완동물(Pet)과 경제(Economy)를 조합한 ‘펫코노미’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최근엔 반려동물을 겨냥한 신용카드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카드 회원으로 등록하면 동물병원, 미용, 호텔 등을 할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개와 고양이를 위한 ‘우울증 치료제’도 나왔고 상해·질병 치료비와 배상까지 책임지는 보험시장도 활기다. 동물이지만 인생의 동반자 구실을 하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란 의미의 반려(伴侶·company)라는 말이 실감나는 세상이다.

그러나 ‘영원한 동행’은 없다고 했던가. 유기되는 반려동물들의 수가 점점 증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유기동물은 8만2100마리로, 개가 5만9600마리(72.7%), 고양이 2만1300마리(25.9%), 기타 1200마리(1.4%)였다고 해서다. 특히 반려동물 등록제가 실시된 2008년부터 오히려 그 숫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도 했다. 사랑도 지나치면 해가 되는 것처럼 나에게는 반려동물이지만, 남에게는 혐오동물일 수 있다. 행복한 공존을 위한 인식 개선과 제도적 보완, 함께 상호를 인정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요즘이다.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