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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책 읽는 사회

아시아에서 출판 산업이 가장 활기찬 곳은 대만이다. 인구는 2300만이지만 한 해 생산해 내는 책은 우리나라와 맞먹는다. 출판건수는 1인당 17.8건에 이른다. 1.3건의 중국, 8.7건의 한국을 압도한다. 대만의 출판이 많은 것은 중국 본토 판매량이 기여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독서 인구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웃 일본도 독서 강국이다. 일본 성인 평균 독서량은 연간 19권 정도다. 9.9권(2015년)인 한국의 두 배다.

지난해 OECD조사를 보면 낯이 더 뜨겁다. 세계 192개국 중 한국인의 독서량이 166위로 나타나서다. 독서율도 마찬가지다. 16~24세의 독서율은 87.4%로 그나마 나은 편이었으나 55~65세의 독서율은 51.0%로 비교국 평균 73.9%에 비해 22.9%P 낮은 최하위였다. 이렇게 조사한 우리나라 성인 연평균 독서율은 65.3%였다. 성인 10명 중 3명은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2013년 71.4%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로마 학자 키케로는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노년을 즐겁게 하고, 위난의 도피소가 되고, 여행할 적엔 친구가 된다”고 설파했지만, 독서에 관한한 우리 국민들의 생각은 좀 다른 모양이다.

이런 현상은 출판사와 서점을 존폐의 위기로 내모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전업 작가들의 생활은 생계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어렵기 이를 데 없다. 독자들에게 ‘마음의 양식(良識)’을 제공하는 작가들이 자신의 ‘일용할 양식(糧食)’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양질의 작품이 안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모든 것의 근원은 생각이며 생각의 원천이 바로 책’이라는 말이 있다. 독서는 미래 창의력 사회의 키워드란 뜻이다. 독서 열기는 한 나라의 지적 수준을 알려주는 척도라 한 것이나 독서량이 떨어질수록 그 사회 인적 자원의 혁신, 창의력이 동시에 감소한다고 경고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 한강씨의 ‘맨부커상’ 수상이 국민 독서량을 늘리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책 읽는 사회야말로 문화가 융성한 사회여서 더욱 그렇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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