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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은둔형 외톨이

수학자 테오도르 존 카진스키. 16세에 하버드대에 입학해 3년 만에 졸업한 아이큐 167의 천재다. 1995년 그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1978년부터 17년간이나 우편물 폭탄으로 무차별 테러를 가해 수십 명을 살상한 얼굴 없는 테러범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26세에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종신 교수가 됐다. 그러나 돌연 1년 만에 교수직을 던졌다. 이후 몬태나 숲속의 작은 오두막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면서 현대문명을 비판하는 극단적 테러를 자행하기 시작했다. 1983년 자신이 살던 숲에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걸 알게 되자 자신의 터전을 훼손하는 것에 분노, 복수를 결심하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덕분에 ‘외로운 늑대’란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시작은 ‘은둔형 외톨이’였다고 해서 또 다른 충격을 줬다.

정도만 다를 뿐, 최근 은둔형 외톨이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중년이 된 ‘은둔형 외톨이’가 일본 사회의 시한폭탄이 됐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980~1990년대 방에 틀어박힌 아이들이 이제 40대에 접어들었고 일부 폐쇄적 반항아들이 끔찍한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해서다. 현재 일본 전역엔 69만6000여 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으며 그중 26.9%가 35세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가족과도 담을 쌓고 방에 틀어박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난다는 보도다. 그 숫자가 20만~30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통계도 있다. 이들 중 심한 경우 우울증 증상과 공격적 성향마저 보인다. 또 극히 일부지만 본인의 의지를 사회에 직접 전달하겠다고 나서면서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두르거나 묻지마 살인을 저질러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가족의 관심과 소통으로 어느 정도 줄일 순 있다고 한다. 공자는 ‘소인한거위불선(小人閑居爲不善·소인이 한가로이 혼자 있으면 좋지 않은 일을 하기 십상)’이라 했다. 또 ‘외로움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증오를 낳고, 증오는 파멸을 부른 다’는 말도 있다. 잠재적 위험군이 더 늘지 않도록 사회적 대책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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