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신문은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과 함께 4대 대중매체 중의 으뜸인 시절이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1960년대 시절만 보더라도 TV수상기의 보급률이 아주 낮아 일간 신문이 가장 중요한 정보습득의 수단이었다. 학기 초에 담임교사가 가정환경조사를 할 때 TV 있는 학생 손들라 하면 한 반에 불과 몇 명뿐이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만화가게에서 쿠폰을 받아 TV 한 시간 구경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래서 대표적인 일간지에서는 소년신문을 같이 발행할 정도였다.

1995년 신문구독률은 거의 70%에 육박했다. 10여 년이 지난 2006년에는 35%대에 머물렀다. 지금은 더할 거다. 라디오가 탄생하면서 망한다던 신문은 그래도 아직 건재하고는 있다. 그러나 상위기술인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그 존재가치는 미미해진다는 분석이다. 주 수입원인 광고시장도 다양한 다른 매체에 잠식당해 신문사들의 운영이 만만찮다. 140년 된 미국의 대표 일간지 WP(워싱턴포스트)도 경영난에 봉착해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에게 3년 전 팔려 신문업계의 충격이 컸다.

젊은 층을 비롯한 요즘 사람들이 신문을 안 본다는 사실에 크게 낙심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현대인들이 인터넷 공간에 익숙해지고, 정보의 함량에서 뒤진다지만 수 백명의 기자들과 전문가들의 식견을 담고 있는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영향력이 큰 것이 신문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창업주 故 정주영씨는 "나는 보통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으나 '신문대학'을 나왔다"고 평소 늘 말했다. 신문이 자신을 만들어주었다는 얘기다. 상위 10%에 드는 학생 중 20%는 신문을 읽는다는 통계도 있다. 그래서 신문은 국민들의 살아있는 교과서이자 최신의 역사책이라 하는 것이다.

윤관석 국회의원이 연간 30만원까지 신문구독료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신문 구독률의 저하를 막아보자는 취지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당장에는 볼 수 없는 더 큰 효과가 담겨있을 법하다. 이렇게 해서라도 신문구독률이 현저하게 높아진다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겠는가./이준구(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