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품질과 브랜드로 사과마을의 맥 잇다

리봉걸 사과농원 마을 촌장
맹령촌 사과 시장개척에 주력
연길백화점본점·각 매점 뚫어
구아그룹 전국매장에도 입점

 

리봉걸(1980년생)씨가 아직 어려서 세상을 잘 모를 때, 아버지는 늘 “너 이제 어떻게 장가가는지 한번 두고보자”는 말씀을 장난으로 하셨다. 그때마다 그는 남들이 하는 결혼쯤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18세를 넘기면서부터 리봉걸씨는 비록 결혼이 무엇인지를 몰랐으나 결혼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동네어른들과의 대화속에서 백양나무는 10년이면 그루당 100원의 가치를 가진다는 ‘정보’를 들은 그는 결혼자금으로 백양나무를 심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일은 고되였다. 백양나무 묘목을 만들기 위하여 아직 목질화가 되지 않은 부분을 짤라야 했다.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것도 여러번이였으나 아직 사과재배가 시작되지 않았던 맹령촌에 돈이 될만한것이 별로 없었다. 어쩌면 유일하게 할수 있는 일은 백양나무라도 심는 일이였다. 욕심도 많았다. 백양나무 묘목 4만그루를 그렇게 만들어 심었다. 리봉걸씨가 아직 20살이 되기전의 일이다.

그때쯤, 어머니는 로씨야장사를 떠나겠다고 했다.

차마 엄마를 보낼 수가 없었던 봉걸씨는 본인이 직접 일본으로 떠났고 어학을 배우고 디자인학교를 나온 리봉걸씨는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다고 한다.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생각에 하도 라면을 먹어 일본인 동료들이 “라면에 들어있는 방부제때문에 봉걸씨는 아마 죽어서도 몸이 썩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돈은 버는대로 집으로 부쳐졌고 아버지는 그 돈으로 조금씩 땅을 사들였다고 한다. 그즈음 맹령촌에서 본격적으로 사과농사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사과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봉걸씨가 결혼준비로 심어두었던 4만그루의 백양나무는 차츰 사과나무로 바뀌게 된다.

과수원이 규모를 잡아가면서 2012년 봉걸씨는 출국 10년만에 귀국하게 된다. 정작 귀국은 하였으나 그가 할 일은 어쩌면 정해져있었다. 사과판매였다. 사과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판매가 어려웠기때문이다.

일본에서 쌓은 경험을 종합하면서 그는 사과시장 개척에 나선다. 연길백화점본점과 각 매점을 뚫으면서 마을에서 산출된 과일 16만상자를 팔게 된것도 그의 노력이였다. 그렇게 올해 3월에 있은 촌민위원회 선거에서 촌장으로 선출되였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올해부터 맹령촌에서 산출되는 길림성 최대의 판매기업인 구아(歐亞)와 판매계약을 체결하여 구아그룹의 100개가 넘는 전국매장에 입점하게 된다고 전하는 리봉걸씨는 현재 북경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국체인판매회사와 맹령사과의 직거래관련 제휴를 협상중에 있다고 한다. 이처럼 판매에 유독 신경을 많이 쓰는 그는 “이제 재배보다는 판매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 지속적으로 판매망을 구축하는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이어 그는 “촌장직을 3개월여 맡다보니 마을에 할 일이 너무 많음을 알게 되였다”고 말하며 “장사를 하려면 신용이 제일로 중요한것이겠으나 마을 촌장을 하면 마을의 리익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것”이라고 말한다.

결혼을 걱정하면서 백양나무를 심었던 소년은 이제 사과농원을 주업으로 하고있는 마을의 촌장으로 되였다. 그동안 맹령사과는 유명해졌고 그의 사랑도 이뤄져 예쁜 딸애도 있다.

촌장직을 막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는 앞으로 남은 재임 3년, 좀더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고있다.

우선 맹령사과의 품질을 높이고 인지도를 높여 좀 더 넓은 범위에서의 판매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농가락(農家樂)이라고 불리우는 생산체험농업도 발전추세인것 같다고 한다. 또한 산 좋고 물 좋은 과수원 한가운데의 양로원도 구상하고있다고 한다. /글·사진=정은봉·김미옥 기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