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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고등어의 눈물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로 시작하는 가수 김창환의 ‘어머니와 고등어’란 노랫말처럼 우리네 가정 냉장고엔 고등어 한 두토막 쯤은 항상 있다. 값 싸고 영양가 높고 맛까지 좋아 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서다. 또 철 성분이 풍부한 데다 오메가3 지방산까지 풍부해 좀처럼 서민식탁에서 ‘국민 생선’이라는 ‘지존’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의 고등어 사랑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고등어대신 옛 칼과 비슷하다 해서 고도어(古刀魚)라 불렀다. 동국여지승람과 조선왕조실록에도 같은 이름이 여럿 나온다. 또 1469년에 편찬한 경상도속찬지리지엔 고도어(古都魚)로, 정조때 펴낸 재물보에는 고도어(古道魚)로 기록되어 있다. 자산어보에는 푸른 무늬가 있는 물고기라고 해 벽문어(碧紋魚)로 표기되어 있다. 방언도 여러 개다. 고동어, 고망어, 돔발이, 고도리, 소고도리, 통고도리 등등. 실체는 하나인데 이름이 여럿인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즐겼다는 반증이나 다름없다. 현재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는 ‘고등어’다. 한자로는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올라 있는 물고기란 뜻의 ‘古登魚’ 또는 ‘高登魚’로 쓴다.

죽으면 금방 썩기 시작하기 때문에 회로 먹지 못한다고 한 고등어. 잡자마자 죽는다고 해서 ‘살아서도 부패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요즘 같은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의 말이지만 덕분에 경북 안동 지방이 본향이라는 간 고등어도 탄생했다.

‘자반’이, 나물이나 해산물 따위에 간장이나 찹쌀 풀 따위의 양념을 발라 말린 것을 굽거나 기름에 튀겨서 만든 반찬이란 뜻과 같이 간 고등어는 주로 구워 먹는다. 물론 조림이나 찜으로도 요리해 먹지만 생 고등어가 아닌 다음엔 대부분 그렇다.

이 같은 서민의 사랑을 받아온 고등어가 요즘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5월말 가정 내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면서 직격탄을 맞은지벌써 한 달째다. 소비가 절반이하로 줄자 급기야 일부 고등어 가공업체들은 도산 직전 이라 한다. 환경부의 생뚱맞은 발표가 불러온 참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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