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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의 世上萬事]국회의원의 진정한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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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7월 05일  21:23:19   전자신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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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자(大記者)

중국 송(宋)나라 때의 백과사전 격인 ‘사문유취’(事文類聚)에 ‘양주의 학(楊州之鶴)’이란 말이 나온다.

‘네 사람이 각자 자기의 소원을 말하기로 했다. 첫 번째 사람은 “나는 억만금을 벌어 큰 부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고, 두 번째 사람은 “나는 양주(楊州) 지방을 다스리는 관리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세 번째 사람이 고개를 흔들며 “나는 돈도 벼슬도 다 싫고 신선(神仙)이 되어 학(鶴)을 타고 하늘로 오르고 싶다.”라는 소원을 말했다. 그러자 마지막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십만 관의 돈을 옆구리에 차고, 학을 타고 양주자사(楊洲刺史)로 부임하고 싶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얘기다. 국회의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은 누구나 특별한 대우를 받고싶어 한다. 최근 여야가 경쟁적으로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를 논의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논란이 일면서 며칠 새 40여 명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보면 그동안의 관행이었음을 방증해준다. 국회의원의 특권내려놓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거 때나 새로운 국회가 개원하면 늘 거론된 일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슬며시 꼬리를 감췄다. 이들이 누리는 각종 특혜는 줄잡아 2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세비라는 이름으로 주는 1억5천만원에 이르는 연봉은 제쳐두고라도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한다면 놀랄 만하다.

3만5천원에 불과한 금배지를 달았지만 이들의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은 금액으로 따지기 어렵다. 4급 2명, 5급 2명, 6급 1명, 7급 1명, 9급 1명 등 7명의 보좌진에 2명의 인턴을 거느린다. 보좌진에 드는 비용이 연간 3억9천513만원이다. 연 2회 이상 국가예산으로 해외시찰을 할 수 있고, 재외공관의 영접을 받는다. 공항 귀빈실과 VIP주차장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고, 연간 450여 만원의 교통경비 외에도 월 100만원의 주유비까지 지원된다. 단 하루만 금배지를 달아도 65세가 넘으면 종신연금으로 사망 시까지 120만원을 받는다. 이른바 ‘종신연금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국회의원은 단 두 명뿐이었다. 사무실 전화요금과 우편요금에 사무실 운영비, 야근 식비가 지원된다. 선박 1등석과, 항공기 비즈니스석이 공짜다.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 1명을 4년간 유지하기 위해 32억이 소요되는데 여기에 의원 정수 300명을 곱하면 약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다. 후원회를 조직해 매년 1억5천만원까지 정치자금 모금이 가능하고, 선거 때는 두 배인 3억까지도 모을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당 원내대표에게는 매월 5천만원, 야당 대표에게는 4천만원의 특수활동비가, 상임위원장에게는 월 1천만원의 판공비가 지급된다. 별로 할 일도 없는 특별위원회를 10개 가까이 만들어 위원장에게 매월 600만원을 준다. 국민들의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다. 법안처리나 민생을 외면하고 자리 싸움에만 연연하는 이들이 누리고 있는 특혜는 누가 보아도 혀를 찬다. 국민의 공복을 자처한다면 특혜는 당연히 내려놓아야 한다. 북유럽 스웨덴이나 덴마크 등 선진국 국회의원들처럼 밤늦도록 국민보다 두 배 이상 일하기를 원치 않는다. 자전거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라고 하지도 않는다. 재선에 대한 욕심없이 임기가 끝나면 본업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특혜라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특권내려놓기 논의에서도 불체포특권이나 면책특권에 관해 여야가 서로의 주장을 할 뿐 앞서 열거한 특혜 내려놓기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도 국민들은 기대하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은 지금이 자신들을 개혁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진정한 특권은 책임의식이다. 법을 고치거나 제정하는 권리를 행사해 대다수의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는 게 ‘진짜 특권’이다. 그동안 편안하게 누렸던 ‘가짜 특권’들은 이제 과감히 내려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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