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표절 시비 국가브랜드

독일은 현재 국가브랜드 순위 1위다. 하지만 독일이 처음부터 상위권에 속한 나라는 아니었다. 2차 대전 후 전범국으로 낙인찍혀 국가 이미지는 유럽 내 최하위였다. 그런 독일이 1950년대 초반, ‘저먼 엔지니어링’이라는 슬로건으로 제품 우수성을 각인시키고 여기에 ‘라인강의 기적’ 스토리를 더해 국가 이미지를 재생산해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가브랜드 조사에서 당당히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09년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 2014년, 미국을 제치고 6년 만에 재등극,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생산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국가브랜드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나라마다 독일과 같이 슬로건을 내걸고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지난 1999년부터 ‘100% 퓨어(pure) 뉴질랜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집중 홍보 중이다. 티 한 점 없이 맑은 자연환경을 부각시킨 슬로건은 농·축산물의 신뢰로 이어져 외국인 관광객이 50%, 와인 수출량은 7배 이상 늘었다. 태국의 ‘어메이징(Amazing) 타일랜드’, 말레이시아의 ‘트룰리(Truly) 아시아’도 관광 측면에서 성과를 거둔 슬로건들이다. 영국은 2012년부터 ‘Great Britain’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식 슬로건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만든 ‘다이내믹(Dynamic) 코리아’가 그것이다. 하지만 2009년 이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난 2011년 27위인 우리의 국가브랜드 순위는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정부가 엊그제 기업들의 해외 진출, 문화·예술에서는 우수하지만 국민 역량, 정부 정책, 정치사회 제도 등 다른 분야에서 미흡하다고 보고 새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라는 슬로건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틀도 지나지 않아 프랑스의 산업슬로건을 베꼈다는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고 한국의 현재와 미래 지향점을 담았다는 국가브랜드가 시작도 전 구설에 올랐으니 이를 보는 국민 심정은 어떨까.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