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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수원에서 뉴욕까지 ‘수원-뉴욕 아트 프로젝트’

 

1996년 3회 개인전을 수원과 서울에서 마치며, 오랜 꿈을 갖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국제미술계로 직접 가는 그림길을 만드는 것이다. 그후 일본부터 시작하여 세계각국의 전시를 참여 하던 중 2014년 35년동안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100회 전시회를 기획한 옴즈아트갤러리 천세련 디렉터로부터 초청 전시가 왔다. 마침 수원화성미술제를 보러 행궁재에 오신 염태영 수원시장님께 수원미술의 뉴욕 진출의 중요성을 최선을 다해 설명하여 지원을 구두로 허락을 받았다.

2015년 1월, Passion of Korea란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한국섬유예술을 개인전 주제로 삼았다. 출발하기 전날 도착한 20개의 액자는 내가 원한 두께보다 커서 포장을 하니 엄청난 크기가 되었다. 처음으로 동행자 없이 책임감을 느끼며, 홀로 뉴욕행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에피소드는 시작되었다. 뉴욕뉴왁 공항에서 엄청난 크기의 짐을, 나의 아트작품인 아크릴박스라고 해명과 더불어 따로 검사까지 받으며 나왔다. 늦은밤 공항에서 천세련 선생님을 만나 뉴저지 유리공장을 개조한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작가라면 혼자서 지내야 한다며 내일 아침 10시에 보자라는 인사말과 함께 나를 건물속에 놓고 사라졌다. 혼자있게 된 뉴욕밤은 두려움 그자체였다.

아침에 밤새 안녕이라고 눈이 내려진 멋진 풍경을 찍고자 카메라만 갖고 9시에 스튜디오 밖으로 나왔는데 들어가려니까 스튜디오 문이 잠겨 있었다. 외투도 안입고 아침 일찍 홀로 서있는 동양여성을 차안의 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앞에 있는 상점에 들어가 마음씨 좋아보이는 쥬이시에게 사정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오고가며 보는 눈길과 관심이 너무 부담스러워 1시간이 10시간은 되는 것 같았다. 정확하게 10시에 와서 스튜디오 2층에 인도가족이 산다는 걸 알린 다음, 뉴저지 워싱턴 다리를 건너 브루클린을 거쳐 첼시와 하이라인까지 본 다음 간 곳은 사우나로 온갖 인종이 다 있었다. 한국식 온탕과 사우나를 자유롭게 다니는 것을 감탄어린 눈빛과 문화충격으로 바라보며 용광로 같은 뉴욕의 힘을 느꼈다.

콜럼버스서클에서 센트럴파크를 걸어서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뉴욕커들만 안다는 노이에갤러리까지 불륨필드대 장은진교수와 투어 후 다음날부터 혼자 뉴욕을 탐험하며 바로 수원으로 자료를 공수하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커피한잔을 들고 세계적인 명품거리인 5번가를 걸어서 모마미술관까지 가는 길에서는 마음속으로부터 자유가 느껴지며, 이제 드디어 홀로서기의 자신감이 생겼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분명 타임스퀘어에서 32번가 스튜디오행 버스 타는 길을 익혔는데, 낮과 밤의 풍경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평소 길눈이 밝았음에도 불구하고 펜실베니아역의 온갖 네온사인속에서 퇴근 후 번잡한 낯선 풍경은 순간 혼란을 가쳐오며 방향감을 상실하게 하였다. 간신히 버스를 탄 후 두고온 수원이, 사람들이 그립고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내가 왜 낯선 곳을 헤메고 있지라는 스스로의 질문을 한참 하였다. 또한 아트앤디자인뮤지엄 스카이라운지에서는 노을지는 센트럴파크를 바라보며 다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래서 혼자의 여행은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 보게 하며,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구나를 절실히 느끼게 하였다.

뉴욕에서 전시를 성황리에 마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또한 고국의 삶을 그리워 하는 것을 느끼며, 어떻게 하면 이들이 서로 교류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빗속을 뚫고 동뉴욕 캐스틸산 백림사까지 가서 한국에서와 같이 차시연을 보고 돌아오면서 낯선 이국땅에서도 한국문화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이들과 수원화성이라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가진 전통있고, 미래 지향적인 수원과 미술로 연결하기로 결심해서 실행하게된 것이 수원-뉴욕 아트 프로젝트이다. 한해에 한번은 뉴욕에서, 한번은 수원에서 작가들이 개인전 형식으로 개최하고 있으나, 수원시의회 조례에는 국제적 활동 지원 방법이 없다고 한다. 진정으로 국제적인 문화도시가 되고, 국제적인 작가 탄생을 위한 수원작가들의 현대미술 중심인 뉴욕의 진출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방법을 도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한 서두르지 않고 치밀하게 준비해서 보다 많은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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