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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대(代)가 끊겨도…

2년 전 ‘싱글세’ 논란으로 온 나라가 들썩인 적이 있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가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해 싱글세라도 거둬야 할 것 같다는 사견(私見)이 정부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알려지면서 난리가 났던 것이다. 당시 네티즌 의견은 “돈 없어서 결혼 못 하는 것도 서러운데 세금을 내라고?”에서부터 “이러다 노인세, 어린이세, 남자세, 여자세, 100세세, 숨 쉴 때 호흡세?”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다양했다. 지난 2005년 정부 연구소가 저출산 극복 방안으로 로마의 ‘독신세’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국민적 분노를 산 적이 있는지라 뒤늦게 복지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정부가 ‘징벌적 과세’까지 입에 올릴 정도로 심각하다. 국가 정책 중 최우선 과제지만 출산율은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결혼한다고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니고 기혼 부부들마저 임신기피현상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따라서 다양한 출산 관련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 또한 ‘백약이 무효’다.

‘딩크족’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저출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황당무계한 과세를 추진하는 나라도 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아이가 없는 25∼50세 부부에게 ‘벌금형’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고, 러시아에서는 무자녀 부부에 대한 소득세 중과세 방안을, 독일에선 이들의 연금을 50%까지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의 기성가족 저출산 추세는 급속하다. 요즘엔 부모 세대처럼 ‘가문의 번영’이나 ‘영광’을 요구하거나 강조해 봐도 통하지 않는다. 전통적 가족관·부부관을 권유해도 ‘씨’가 안 먹힌다. 실제로 엊그제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현상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기혼 여성 1만1009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10.6%는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했고 출산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대를 잇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이는 4년 전 6.3%에서 대폭 준 것이다. 출산이 장래 국가발전에 중대한 의제임이 분명한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위정자들이 원망스럽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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