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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남중국해 판결

예부터 남중국해는 해적들의 무대로 유명했다. 인도 및 인도차이나와 중국 일본을 잇는 중요한 해상루트로서 각국의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해적이 자주 출몰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남중국해에서 발생하는 해적 피해건수가 세계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남중국해는 명칭대로 중국 남쪽에 위치한 바다로 중국·대만·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6개 국가로 둘러싸여 있다. 현재 세계 원유 수송량의 3분의 2가 이곳을 지난다. 또 세계 해상 교역량의 30% 이상이 그곳을 거쳐 동북아와 태평양 너머 미국으로 향한다. 길이 약 3천㎞, 너비 1천㎞에 달하는 드넓은 해역은 300억t 내외의 원유와 7천500㎦ 정도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리적 근접성과 역사적 연고, 선점권 등을 근거로 주변 각국은 1960년대 이래 부속 도서의 영유권을 계속 주장해 왔다. 특히 난사(南沙·스프래틀리 제도) 등 무인도로 이뤄진 4개 군도가 있어 영유권 갈등은 복잡한 양상을 띠어 왔다.

이중 중국은 ‘구단선(九段線)’을 명분으로 남중국해 영유권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나라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과 해저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근거는 기원전 2세기 한(漢) 무제 때부터 개발했다는 역사적 기록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엔 자국의 영토임을 과시하기 위해 인공섬을 조성해 놓고 군사적 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엊그제(12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이러한 중국의 ‘남해9단선’에 대해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중국이 지난 수년간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릅쓰고 건설한 인공섬에 대해서도 아무런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고 국제사회는 이번 판결로 남중국해 분쟁이 한층 더 파고가 높은 격랑 속으로 빨려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독도와 이어도를 생각하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시대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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