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남부도시 비엘리치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 광산이 있다. 동서로 5㎞, 남북으로 1㎞나 된다. 1290년 프셰미시우 2세에 의해 건설된 이 광산은 700년 동안 약 2600㎦의 암염(巖鹽)이 채굴된 곳이다. 17세기부터는 채굴량이 줄어 광산의 의미는 퇴색됐지만 지금도 소량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광산이 유명한 것은 규모가 아니다. 소금을 캐낸 총 300㎞에 달하는 동굴 곳곳에 가득한 경이로운 관광자원이다. 때문에 우리에게는 연간 100만 명이 찾고 있는 세계 제일의 ‘광산 관광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소금을 캐낸 갱수만도 180개 이상이 있고, 9개 층에 걸쳐 2천여 개의 채굴이 끝난 빈 방들이 있다. 이곳에는 수세기 동안 채굴 과정에 참여한 광산 노동자들이 남긴 수많은 예술 조각품들이 남아있다. 모두가 암염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경이로움을 더 한다.

특히 동굴 내에는 여러 개의 예배당이 있고 이곳에는 제단, 부조 작품 및 수십 개의 실물 크기 조각상들도 남아 있다. 이 또한 모두가 암염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음향효과가 뛰어난 이곳에선 오케스트라 연주와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리면서 지금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비록 규모면에선 뒤지지만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명성을 얻으려는 광산 광관지가 있다. 한때 젓갈 보관소였던 가학광산동굴이 그곳이다. ‘광명동굴’로 이름 붙여진 이곳은 105년 전인 1912년부터 1972년까지 금, 은, 동, 아연을 채굴하던 수도권 최대의 금속 광산이었다. 흉물로 방치됐던 이 광산이 변신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지금은 연간 9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으며 ‘예술이 숨 쉬는 희귀한 수도권 동굴’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갱도에 마련된 350석 규모의 예술의 전당에선 세계 최초 보석쇼와 패션쇼가 열렸고 거의 매일 각종 음악회와 영화도 상영되고 있다.

특히 엊그제(9일)는 일제 강점기 수탈과 징용의 현장으로서 생생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근대역사관도 재개관, 의미까지 더 했다. 지역을 살리고 세계적 관광지로 도약을 꿈꾸는 광명시의 이 같은 노력이 진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아닌지.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