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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개 채색 등불… 몽환을 걷는 달밤의 산책

조선족민속원 조명축제 열려
장미원 등 100여개 작품 첫선

 

몽환, 아마 안개가 자욱한 열대숲속을 거니는 느낌이 그러하고 막 도시를 감쌀 뢰우가 올듯한 풍경이 그러하다. 또 아마 바다중심에 위치한 몽롱한 섬, 인간의 령혼을 깊이 울리는 노래 한곡조가 그러하다. 모든 몽환적인것들은 상상의 여지와 함께 신비로운 여운을 남긴다. 나비에서부터 식물, 꽃이파리, 환상적인 자연의 섬세한 패턴까지 우리는 어쩌면 그들의 신비로움과 그속에서 느낄만한것들을 고도의 집중력으로 파악하지 못한채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 계절이 곧 바뀌는 시점에서 몽환적인 촘촘한 조명 하나로 낯설지 않지만 또 조금은 낯선 고향의 달밤이 동화처럼 은은하게 재조명된다. 색짙은 계절에 즈음해 그대는 생명이 무궁해지는 시간을 갖게 될것이다.

해질무렵, 연길외곽의 민속원은 반짝이는 조명축제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제1회 국제몽환조명축제가 9일 저녁 중국조선족민속원에서 개막되였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즐길수 있는 도심 한복판의 문화성찬, 장막이 드리운 밤공간 사이로 흘러나오는 빛이 민속원에 설치한 수많은 조각물들과 나무가지틈새에까지도 어김없이 비춘다. 그 립체적인 조명은 재차 시민들에게 전파되여 문화와 이야기하는 무드가 다분한 이 도시의 우아한 밤을 만들어내고있다. 현란한 빛의 세계, 이로써 문화는 밤에도 피여난다. 밤의 미학, 조형물에 각양각색의 조명기구를 입히여 생명까지 빛을 비추는 조명은 빛의 마술이 아닐가싶다.

축제중 특정단어 ‘LOVE’는 하나의 조형물로서 사람들에게 축제의 포토존으로 즐길수 있는 요소가 된다. 그밖에 꽃, 기선, 나무, 고래… 이 모든것들은 오로지 빛으로 통해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기도 하고 소중한 풍경이 되기도 한다. 북적북적한 삶의 치렬한 현장에서 벗어난 사람들, 그들 마음자리에도 어쩌면 하나둘 이같이 크고작은 불빛들이 켜지면서 오래된 추억과 감정들이 저 빛들처럼 다양하게 움직이고있다. 문화공간은 이렇듯 공동기억의 공간이 된다.

“사춘기 딸애와 모처럼 함께 거닐며 얘기도 나누고… 더 가까와진것 같소!”라고 말하는 한 아버지는 이런것이야말로 진짜 향수라면서 즐거워한다.

“친구들과 함께 와서 사진도 많이 찍었어요, 색다른 추억이 될것 같아요!” 아이들은 셀카봉까지 들고 와서 조명축제를 즐긴다.

“애들도 로인들도 모두 좋아해요, 달도 밝고 별도 보고 거기에 힐링까지! 일석삼조네요! 련속 며칠은 산책삼아 와야겠어요.” 가정주부들도, 워킹맘들도 오랜만에 느끼는 휴식의 한때다.

달이 환하게 떴다. 다양성을 좋아하고 끊임없이 란만을 찾는 달, 이 도시도 저 달처럼 이제 문화를 통해 한걸음한걸음 저만의 예쁨과 매력, 활기와 랑만이 가득찬 아름다운 ‘낯선 도시’로 탈바꿈하려나보다.

주최측은 이번 제1회 조명축제에 기존의 작품외에도 장미원, 사랑의 거리, 호박마차 등 도합 100여개 조명작품들을 최초로 제작전시해 민속원을 색다른 풍경으로 단장했고 10만평방메터에 달하는 행사장에 3000여만개 작은 채색등불로 다양한 조형을 만들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편 본 국제몽환조명절은 9월 8일까지 한달간 매일 저녁 6시 반부터 11시까지 민속원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칠흙같은 밤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움을 입히는 조명축제, 오늘 어쩌면 우연히 그대의 퇴근발길을 멈추게 할지도 모른다.

/글·사진=류설화·윤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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