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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꽃 피고 새 우는 집 내 집뿐이리/오 사랑 나의 집/즐거운 나의 벗 집 내 집뿐이리” ‘즐거운 나의 집’이란 노래의 가사다. 험한 세상 속에서 그래도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가정과 가족뿐이라는 사실을 아름다운 선율로 잔잔히 표현해 한때 단란함을 자처한 대한민국의 보통가정 최고의 애창곡이기도 했다. 원곡 제목인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이란 문구 또한 자수로 놓아진 장식으로 만들어져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집집마다 걸려있던 애장품(?)이기도 했다. 1823년 만들어진 이 노래는 미국 남북전쟁 때 남군, 북군 할 것 없이 널리 불렸으며 당시 대통령이던 링컨은 이 노랫말을 전쟁 승리의 이유로 내세워 더욱 유명해졌다.

기독교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있고’란 찬송가가 있다. 이 찬송가엔 이런 노랫말이 있다. “어버이 우리를 고이시고/동기들 사랑에 뭉쳐 있고/기쁨과 설움도 같이 하니 /한간의 초가도 천국이라/아침과 저녁에 수고하여/다 같이 일하는 온 식구가/한상에 둘러서 먹고 마셔 여기가 우리의 낙원이라”

굳이 노랫말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가정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일에 치여, 공부에 함몰돼, 세상살이가 힘들어 좀처럼 저녁에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 없어진 요즘은 더욱 그렇다. 지난 2012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이러한 현실을 간파한 ‘저녁이 있는 삶’이란 정치구호를 민주통합당 대선 출마 키워드로 내놓아 큰 반향을 불러 왔다. ‘그럼 그동안 저녁이 없었냐’라는 비아냥도 없지 않았지만, 문구에서 풍기는 목가적이고 행복한 가정적 이미지로 인해 지금까지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남아있다.

엊그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박형규 목사 빈소에 상주 자격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찾아 같이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정계를 은퇴한 사람에게 ‘함께 해요’라고 한 심정, 국민들은 어떻게 볼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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