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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일기예보의 한계

 

장마가 시작된 후 일기예보가 빗나가는 날이 종종 발생하면서 기상청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쌓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슈퍼컴퓨터가 있는데도 일기예보가 맞지 않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상청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영국 수치예보모델을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날씨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인 수치예보모델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예보기술을 개발하는 등 예보 정확도를 향상시키고자 힘쓰고 있다.

그런데 왜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것일까. 예보는 여러 단계를 거쳐 생산되는데 우선, 위성, 레이더, 지상관측장비 등 여러 가지 관측 장비를 이용해 현재 대기 상태를 3차원으로 관측한다.전 세계에서 수집된 관측 데이터를 수치예보모델에 입력해 예상 일기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계산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는 필수적이다. 전국에 있는 예보관들은 수치모델에서 생산된 예상 일기도를 분석하고,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국 예보관 토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예보를 생산하고 발표한다 따라서 정확한 예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관측 자료와 수치모델의 성능, 예보관의 자료 분석 능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충족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장마철만 되면 예보 정확도가 낮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마전선은 일반적으로 남쪽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기단과 북쪽의 한랭건조한 기단사이에서 형성되는 전선이라고 알려져 있다. 장마전선은 이 두 기단의 경계에서 형성돼 좁은 띠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장맛비가 내리는 영역도 남북으로 좁게 나타난다. 장마철에 전선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장맛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남북으로 긴 형태이므로 장마전선의 위치가 예측과 다르게 조금만 빗나가도 강수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장마철에 지역별로 정확한 강수량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강수는 여러 가지 기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기상현상으로, 일기예보를 할 때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기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나기의 경우가 그러하다. 저기압과 같이 시공간적 규모가 큰 현상이 아닌 국지적이고 단속적인 기상 현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원에 소나기로 인한 폭우가 쏟아진다고 가정하자. 같은 수원시더라도 북쪽의 장안구와 남쪽의 권선구에서 관측되는 강수량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 프라이팬에 옥수수를 넣고 가열하면 어떤 옥수수는 먼저 팝콘이 되고, 어떤 옥수수는 더 늦게 팝콘으로 변한다. 어떤 옥수수가 먼저 팝콘이 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처럼 소나기도 언제, 어느 지역에서 발생할지 예측하기 상당히 어렵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지니는 지리적 특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좁은 국토에 산맥이 많아 지형적 요인이 많이 작용해 지역적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올 여름에는 이상기후도 날씨 예측을 더욱 어렵게 했다. 베링해와 오호츠크해 부근의 해수온도가 평년에 비해 높은 분포를 보이면서, 약 5km 상공에서는 이동하지 않고 정체하는 고기압인 블로킹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기압계의 흐름을 정체시켰다. 동쪽에서 강하게 버티고 있는 이 고기압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주변의 공기가 동쪽으로 원활하게 흘러가지 못하면서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로 인해 편서풍대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대기의 연속성이 줄어들어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미국 뉴욕에 폭풍이 몰아친다”는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의 말처럼, 초기의 작은 오차가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미래의 대기상태를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기상예보는 확률적인 예측 정보이며, 그 정보는 항상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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