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민과 사회]아동학대의 악순환 고리 끊다

 

아동학대 예방사업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책 중 하나가 부모교육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업무하면서 부모교육의 필요성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냐라고 질문하면 잠시 망설여진다.

난임, 불임부부는 부모가 되기 위해 아주 험난하고 힘든 일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성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자연스럽게 부모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지, 어떤 철학으로 아이와 소통할 것인지, 부모가 얼마나 어려운 직업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확히 그리고 소상히 배워보지는 않았다. 그러다보니 부모라는 역할을 쉽게 시작하지만 그 어떤 직업이나 역할보다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시작과 동시에 알게 된다. 그럼에도 어디에 가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영유아 시절 아이는 자신의 의사표현을 울음으로만 표현한다. 그러다보니 지금 우리 아이가 무얼 원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로 다양한 것을 해보면서 아이의 반응을 살피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좀 흐르다 보면 민감한 부모들은 아이의 울음소리로 배가 고픈 것인지, 기저귀가 축축한 것인지, 어디가 아픈 것인지 조금은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말짓을 하는 유아기부터 학령기 부모들은 아이에게 ‘위험해 뛰지 마라, 만지지 마라, TV 그만 봐라, 게임 그만 해라’ 등등 정말 ‘하지 말아라’를 달고 산다. 심지어 사춘기 청소년을 가진 부모들은 아이의 말대꾸에 욱하는 감정을 내려놓지 못하고 뺨을 때리거나 등짝을 후려치는 등 모욕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한다. 심지어 폭력 사용만이 아니다. 소리도 지르고 아이의 자존감과 감정을 건드리는 폭언도 서슴치 않는다. 나는 “너 같은 아이를 둔적이 없다, 이 집에서 나가라, 너는 거지가 될 것이다” 등 아이의 존재자체를 건드리면서 아이를 왜 낳았는지에 대한 강한 부정적 감정을 그대로 나타낸다. 심각한 것은 이런 폭행과 폭언 사용은 아이러니 하게도 과거 자신의 부모에게서 배운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내 아이는 내 분신이기에 내가 과거에 하지 못했던 일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의 진로나 꿈을 부모가 정해주고 그대로 실행해 내도록 종용하고 다그치고 힘들게 한다.

매년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이 학대행위자의 83% 정도가 부모인 것을 고려하면 가장 안전하고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보호자인 부모에 의한 학대가 심각하게 발생되고 있다. 또한 학대 발생 주원인이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이라 하니 아동학대가 일반적인 이유로 이루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학대는 결국 보호자에 의해 사망에 이르거나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그런 사건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부모교육은 시급하다. 이미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사건들은 조치라는 이름으로 상담, 교육 등의 처분이 이루어져 특별히 관리되고 재학대 방지를 목표로 교육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강제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의 강력한 조치가 이뤄진다. 또한 이 교육을 성실히 받아야 사건절차가 끝나거나 아이가 집으로 돌아와 함께 지낼 수 있기에 반드시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심각하지 않은 학대나 잘못된 훈육을 사용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모교육은 강제성이 없기에 ‘시간이 없다, 다 알고 있다’ 등의 핑계로 교육에 참여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부모들에게는 아이양육, 훈육방법, 의사소통 방법 등 아이 연령과 특성에 따른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기존 복지서비스 신청과 연계한 부모교육 정보 안내와 온라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교육을 제고하고 있다. 정부 혜택을 받을 때 부모교육 홍보동영상을 보고난 후 보육료 등 신청이 가능하도록 한다거나 부모교육 홍보 리플렛 등을 다양한 장소에 비치시켜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어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제시하고자 하는 부모교육으로는 ‘영유아 가구 특별방문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아이출생으로 첫 경험하는 일들이 많기에 멘토처럼 구체적인 방법들을 실습하는 교육 방식이어야 한다. 이처럼 부모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과거의 학대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학대예방의 최선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