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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개띠’라 불리는 베이비붐세대의 주역들이 주목 받는 것은 전후 세대 중 머릿수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어날 때부터 어딜 가나 사람에 치이는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다. 초등학교 시절은 2부제나 3부제의 ‘콩나물 교실’에서 부대끼고 심지어 화장실 앞에 서도 긴 줄을 서야 했다. 대학 예비고사와 본고사에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거치는 등 가는 곳마다 ‘좁은 문’을 뚫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근대화의 길목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에서 10·26과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현대사의 커다란 고비를 겪었고, 6월 항쟁에서는 넥타이부대로 활약한 탓에 자부심과 동료의식이 다른 인구그룹에 비해 훨씬 강한 것 또한 그들이다.

결혼할 무렵에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40대의 문턱을 넘으니 외환위기가 터졌고 이후에는 전전긍긍하며 ‘가늘고 길게’ 살 것을 꿈꾸지만 ‘사오정의 아픔’을 겪었다. 중고교 시절 평준화제도 도입으로 ‘뺑뺑이 세대’ 혹은 ‘낀 세대’라는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한 채.

이처럼 인생의 고비 고비에서 한국 사회의 변혁을 온몸으로 겪은 그들의 여정은 문화적 테마로 종종 등장했다. 은희경의 장편 ‘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들의 이야기다. 시인 서정홍은 ‘58년 개띠’란 작품을 시집 제목으로 올렸다. ‘58년 개띠’란 제목의 창작무용과 다큐영화가 발표되기도 했다.

사실 이들의 인생유전이 굴곡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취업 당시만 해도 연간 10%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는 풍요로움 덕분에 대졸자는 회사를 골라가는 완전 취업이 가능했고 상당수가 번듯한 직장에 공채 1기로 입사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남다른 끈기와 생존력을 키운 탓일까? 요즘 들어 사회 전반에서 ‘올해가 은퇴 원년’이라는 ‘58년 개띠’들이 맹활약 중이다. 특히 정치권이 그렇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엊그제 선출된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 김부겸 의원을 포함해 유승민 김성식 김성태 의원 등이 모두 동갑내기다. 한때 선후배들인, ‘4·19세대’와 ‘386세대’에 치였던 ‘마이너리그’들이 핵심그룹이 된 것이다. 그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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