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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터널비전에서 탈피하자

 

제대군인들을 만나 취업과 관련되어 멘토로서 상담을 하다보면 구체적이지 못하고 현실에서 동떨어진 추상적 개념만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가 있어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사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인적 네트워크가 없어 계획을 세워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터널비전(Tunnel Vision)은 터널 속에서 보는 바깥세상으로, 보이는 것만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터널 밖은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는가? 그럼에도 터널 속에 있으면 못 보는 것이 많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에 전역을 몇 개월 앞둔 박모 중령이 예고 없이 찾아왔다.

아는 선배를 통해서 찾아오게 되었단다. 모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서 사회복지분야로 진로를 정하고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물었더니, 고령화 사회가 됨에 따라 노인분야는 전망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사회복지를 선택하게 됐고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은 전역 3개월 남은 지금까지도 하고 있단다.

현역에 몸담고 군문에 헌신할 때는 정해진 제도 하에서 최선을 다해 복무에 충실하면 직업군인으로서 계급에 상응한 급여로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대하고 나면 정해진 제도를 내가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또 다른 직업을 가지는 전직(轉職)이다. 제대군인이 일반 공무원이나 직장인과 분리되어 전직을 하는 데는 몇 가지 불리한 조건들이 있다.

첫째, 5년 정도 정년이 짧아 자녀의 학비, 결혼 등 생애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에 전역을 해야 하는 조건이다. 연령·계급정년으로 55세 전후에 제대를 앞두고 전직해야 하는 고민에 빠진다. 둘째, 사회에서 인정하는 군 경력 직위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제대군인이 우대 받던 시대에서 군 출신이 취업하기 어려운 사회구조로 환경이 바뀌었다. 군 관련 직위가 가장 많았던 방위사업 분야에서 조차 민간전문가를 더 선호하는 추세이다. 셋째, 20~30여 년간 군 생활하면서 몸에 밴 태도, 언어 등은 환경에 따라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불합리한 것 등과 부딪칠 때에 회사 임직원들과 갈등이 발생해 이직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된다. 넷째, 10년 이상 30년을 넘나들며 군 생활만 했기에 직업전환에 둔감하다. 전역이 임박해서도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고 주변 동료들이 ‘무엇이 좋다 더라’고 하면 무작정 따라하는 식의 몰이식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분들도 있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맞춤식 진로지도일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제시하고 싶다. 제대군인이 취업을 준비하면서 대다수는 ‘얼마를 받는 직장’이란 수식어를 가지고 상담한다. 따라서 그에 수반되는 직위며, 책무 등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사회복지분야는 취업이든 창업이든 기회가 많은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기회가 많은 사회복지분야에서 돈보다는 명예나 가치 있는 일을 찾았을 때에 내 진로가 정해지는 것이 아닐까?

찾아왔던 박모 중령에게 몇 가지 조언했던 것은 먼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인적 네트워크로 시작해 보라했다. 사회복지분야는 인적네트워크와 정보가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는 것이다. 다음은 작은 것부터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사회복지분야는 전문성이 부족하면 결국 서비스대상자가 없어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에 대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서 포기할 것 같으면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2막 인생의 ‘가치’를 추구할 때에 터널비전(Tunnel Vision)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얼마를 받는 직업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제대군인의 명예를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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