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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여생 한국무용의 美 전하고 싶다”

나이 잊은 우아한 춤사위 선보이는 한국무용수 한매녀씨

 

30여년째 수원서 강의·개인레슨 병행

어릴 때 반대 무릅쓰고 학원 찾아다니며 배워
57세때 대학교 진학… 무용에 대한 만학 꿈 이뤄
올해 고희 맞아… “아프다가도 춤 추면 몸이 가벼워져”

“남은 여생을 춤을 벗삼아 살고 싶습니다.”

일흔이 넘은 한국무용수의 디딤새는 꽃에 앉은 나비처럼 가볍고, 한손은 치마자락을 붙잡고, 한손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펼치는 춤사위는 수줍으면서도 우아하다.

30여년째 수원에서 한국무용을 가르치며 무용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매녀<사진>씨는 춤 출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10살 남짓한 시기 학교에서 무용을 접한뒤 은은하고 고요한 한국무용의 매력에 빠진 한매녀씨는 직접 학원을 찾아다니며 무용을 배웠다.

그는 “당시에는 무용수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같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무용을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라며 “무용하는 것

 

 

을 아버지가 반대했지만 이를 무릅쓰고 고전무용연구소를 직접 찾아 한국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라고 회상했다.

그 뒤로도 전국을 다니며 유명하다는 선생님들을 찾아 무용을 배운 그는 쉰이 넘어 수원여자대학 전통무용 사물놀이과에 진학, 무용에 대한 만학의 꿈을 이뤘다.

그는 “제 비슷한 또래에 무용을 하신 분들은 선생님 밑에서 춤을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저는 정규교육을 통해 한국무용의 이론을 비롯한 다양한 부분을 배우고 싶은 욕심에 대학진학을 결심했다”라며 “입학했을 당시가 57세때였다. 20대 어린 친구들과 어울려 수업을 듣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장학금을 탈만큼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과 세 아들을 둔 엄마이자 아내기도 하다. 가정을 꾸리며 한국무용을 계속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는 “지방에 춤을 배우러 갈때는 어린 아이들을 놔두고 가기도 했다. 춤이 너무 좋아서 그랬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맘도 든다”라며 “이제 장성한 아들들은 공연장을 찾아 제가 제일 멋있다고 격려도 해주고, 남편은 뒤늦은 대학진학을 지원하며 내 꿈을 응원해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일흔이 된 한매녀 씨는 복지관 강의와 개인레슨을 병행하며 일주일에 4, 5일은 춤을 추며 생활한다. 고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춤이야기를 하며 달라지는 그의 눈빛을 통해 한국무용과 함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매녀 씨는 “집에 있을 때 몸이 아프다가도 연습실에서 춤을 추면 곧 몸이 가벼워지곤 한다”라며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춤을 추며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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