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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손학규, 정치 재개를 선언하다!

 

손학규 전 대표가 드디어 정치재개를 선언했다. 그는 2일 광주에서 열린 지지자 행사에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아끼지 않고, 죽음을 각오하고 저를 던지겠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손학규 전 대표의 대권 행보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금은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의 대표를 지냈고, 또 현재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지만,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인적 구성으로 보아 ‘문재인 당’이나 마찬가지다. 더민주는 전당대회 이전부터, ‘이래문(이래저래 문재인)’이라는 신조어를 들어야만 했다. 그 유행어 덕분인지 몰라도, 지도부는 거의 친문인사로 채워졌다. 더구나 이런 상황은 ‘온라인 당원’들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이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를 연상시킨다. 다시 말해서 지난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심에서는 이겼지만 ‘모발심(모바일 투표)’에서 패배해 민주당의 대권 후보 자리를 놓쳤던 손학규 전 대표의 입장에선, 모바일과 온라인에 대한 악몽을 떠올릴 만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지도부의 인적 구성 하에서 치러지는 대선후보 경선은 ‘하마문(하나마나 문재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판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학규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은, 정말 정치를 단순화 시키는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손학규 전 대표는 일단 정치는 재개하되, 대권 행보는 좀 더 기다렸다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손학규 전 대표의 대권 행보의 시작은 권력 분산형 개헌의 공론화와 연관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개헌이라는 연결고리가 공론화되지 않으면, 제3지대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손학규 전 대표의 갈 곳이 마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손학규 전 대표가 제3지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이 제3지대의 형성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권력 분산형 개헌’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금의 인적 구성상 당내에서는 숨쉬기조차 힘들어진 더민주의 비문, 비노들 그리고 친박 일색인 새누리당 상황에서의 비박들은 자신의 계파 내에 유력 대권후보도 없기에, 당내 주류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없던 대선후보가 갑자기 나타날 리도 만무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권력 분산형 개헌을 명분으로 제3지대에 모일 가능성이 높다. 권력 분산형 개헌은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계파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겠다는 명분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개헌을 들고 나오며 제3지대를 만들면 나름의 파괴력도 생길 것이다. 과거 대선 직전에 특정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급조됐던 정당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추상적인 구호로 자신들의 창당을 합리화하기에 급급했지만, 지금은 권력 분산형 개헌을 들고 나오면서,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세력화를 할 수 있고, 그럴 경우 그 파괴력은 다를 것이다. 특히 여야 간의 소모적인 이념 논쟁에 신물난 유권자들의 입장에선 이런 움직임이 먹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되면 손학규 전 대표의 대권 행보는 비로소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제 각 정치 세력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내년 4월 재보선을 개헌에 관한 국민투표와 맞물려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손학규 전 대표를 비롯해서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은 이런 타임 스케줄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제 누가 총대를 메느냐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지금 더민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 정치를 예측가능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이는 정치를 ‘예측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뻔 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유권자들은 다른 역동성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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