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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기록문화 강국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록문화 강국이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을 비롯 승정원일기, 불조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동의보감, 난중일기와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기록물이 총 13건에 달하기 때문이다. 등재 건수로만 놓고 봐도 독일(21건), 폴란드와 영국(각 14건)에 이어 세계 4위고 아시아에서는 1위다.

그러나 내용면에선 비교불가다. 그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지심체요절’과 인류기록문화의 꽃인 ‘팔만대장경’은 독보적이다. 또 역대 왕들의 정사를 기록한 승정원일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록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국왕 비서실인 승정원이 빠르게 기록한 그대로, 각종 관서의 보고와 왕의 비답, 회의, 상소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지금은 288년 분량만 남아 있지만, 3243책에 글자 수로 2억2650만 자다. 통치자와 관련된 기록들은 중요한 역사적 단서를 제공한다. 이런 면에서 완역되면 조선 역사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번역에는 앞으로도 45년 정도가 더 걸린다니 그저 놀랄 뿐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화성성역의궤’도 기록 문화의 백미로 꼽힌다. 성곽의 설계도, 각종 공문서, 경비와 물품 등 건설의 전 과정이 그림과 함께 기록돼 있어서다. 의궤 덕분에 완벽하게 복원된 수원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가 기록 문화의 강국임을 증명하는 것은 또 있다. 정조대왕 개혁 정치의 산실 규장각이다. 서울대에 있는 이 규장각에는 세계기록유산은 물론이고 ‘대동여지도’ 등 옛 도서 30만 점의 전적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우리의 이 같은 찬란한 기록 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기록 관리의 최신 이슈를 공유하는 ‘세계기록총회’가 어제(5일)부터 서울 코엑스서 열리고 있다. 10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선 기록을 통해 과거를 만나고 현재의 삶을 기록하며 미래와의 끈을 이어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고 하니, 여름 끝자락 나들이 장소론 제격인 듯싶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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