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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의 기본 단위는 ‘가족’이다. 구성원은 혼인·혈연·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부부가 그 중심에 있다. 민법은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 하고 있다.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가 ‘가족’이라고.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직계혈족을 알면 쉽다. 직계혈족은 자기의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과 자녀·손자녀 등 직계비속을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가까운 가족들도 ‘사이’를 얘기하면 좀 달라진다. 한 쪽은 기억조차 못하는 일이 상대방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부모 자식, 형제지간, 피아의 구분도 없고 응어리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중간에 재산과 금전문제라고 끼면 원수가 따로 없다. 실제 형제 많은 집에서 자란 사람은 식구에게 받은 상처가 남이 준 상처보다 훨씬 크고 오래 간다는 사실을 더 잘 안다.

‘문제 없는 가정이 어디 있냐’ 고 얘기 하는 것도 이 같은 연유다. 겉으로 보면 부럽기만 한 집도 들여다보면 안 그렇다. 갈등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속을 끓인다는 자식 문제는 하소연 축에도 못낄 정도다. ‘세상사는 일이 다 그렇지’라며 위안을 갖지만 가슴에 난 상처는 치유가 잘 안 된다.

낼 부터 한가위 연휴가 시작된다. 명절이라 만남이 반갑고 기뻐야 하지만 부담스럽고 불편한 집들이 많다고 한다. 음식 준비와 비용, 설거지등 고전적인 고민부터 생계 걱정까지 변한 게 없어서다. 따라서 형편이 넉넉한 부모는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는 자식들 눈치 보기 바쁠 것 같다. 같은 자식이라도 처지가 다르면 행여 못사는 자식 상처받을까, 모처럼 만난 형제끼리 다투진 않을까 벌써부터 좌불안석이라고 한다. 소통 부족 탓도 있지만 생계 부담 또한 주요 원인이란 걸 보면 가족이 사랑의 대상이 아닌 부담스러운 존재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필요한 게 가족이다. 가족이란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책임지는 게 아니라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삶의 무게를 나누는 것이어서 특히 그렇다.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정겨운 추석이 되기를 빈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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