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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카우보이 꿈 키워… 참여한 것만 영광”

칼로 상대방 제압 아날로그 액션 눈길
보그 일당과 마지막 전투신 인상 연기
‘밀정’특별출연… 극장가 나란히 개봉

 

영화 ‘매그니피센트 7‘ 빌리 락스役 맡은 배우 이병헌

“아주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TV에서 영화 ‘황야의 7인’을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습니다. 그 당시 이다음에 크면 카우보이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배우가 돼 7인의 카우보이 중 한 명으로 참여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고 감동입니다.”

이병헌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에서 열린 ‘매그니피센트7’ 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소회를 밝혔다. ‘매그니피센트 7’은 1870년대를 배경으로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에 맞선 7인의 무법자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1960년 개봉한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했다.

이병헌은 칼과 총을 자유자재로 쓰는 미스테리한 동양인 암살자 빌리 락스로 등장한다.

‘황야의 7인’에서는 제임스 코번이 연기한 배역이다.이병헌은 “굳이 동양인을 캐스팅하지 않아도 될 배역에 감독과 제작자들이 저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의미를 두고 싶었다”며 “이것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현상금 사냥꾼 역의 덴젤 워싱턴이나 도박꾼으로 나오는 크리스 프랫,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의 이선 호크 등 다른 무법자 6인에 비해 존재감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영어 대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헤어핀으로 상대를 죽이고 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화려한 아날로그 액션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 영화의 백미인 보그 일당과 마지막 전투장면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칼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등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이병헌은 2008년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웨스턴 물 출연이지만, 액션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전투장면은 두 달 가까이 촬영한 장면입니다. 극 중 칼을 주로 쓰는 저는 액션신마다 제가 직접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특히 마을 사람들에게 칼쓰는 법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는 대본에 ‘빌리가 마을 사람들에게 칼 활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한 줄로만 쓰여 있었죠. 그래서 정두홍 감독에게 SOS를 쳤고, 정 감독이 미국까지 날아와 3~4일간 머물며 액션을 짰죠.”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촬영 당시 무더운 날씨 때문에 고생한 일화도 들려줬다.

“루이지애나의 경우 40도가 넘는 기온에 습도가 90%까지 올라가 쓰러지는 사람들도 있어 구급차가 항상 대기했었죠. 또 촬영장 주변에 호수가 있었는데, (촬영에 방해되지 않게) 뱀과 악어만 잡는 스태프들도 있었습니다. 함께 출연한 배우 크리스 프랫은 점심용으로 그곳에서 생선을 잡아오기도 했죠.”

이병헌은 2009년 8월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을 시작으로 ‘지.아이.조2’,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네니스’, ‘미스컨덕트’에 이번 작품까지 6편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래서 조금 여유가 생긴 걸까.

이병헌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애드립(즉흥적 대사)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느낀 것은 저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며 “그동안 숫기도 없고 무엇을 제안할 용기도 없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우리가 작가인 것처럼 장면을 짜기도 하고 대사를 만드는 등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특히 극중 돈독한 사이로 나오는 배우 이선 호크와 실제 친한 사이가 됐다고도 했다.

‘매그니피센트7’는 지난 8일 막을 올린 토론토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토론토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돌아온 이병헌은 “현지에서 100여 곳에 달하는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며 현지의 높은 관심을 전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안톤 후쿠아 감독은 특별 영상을 통해 이병헌에 대해 “타고난 배우이며, 독창적이고 재미있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며 “함께 일하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향후 출연 계획에 대해 “운 좋게 미국에서 일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일하는, 어쩌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며 “그것으로도 감사하다”는 말로 대신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그가 특별출연한 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 극장에 나란히 걸린다.

이병헌은 “두 작품 모두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래도 추석 연휴에는 역시 서부극”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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