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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의 世上萬事]정(情)과 감사가 넘치는 풍성한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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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13일  17:55:41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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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자(大記者)

우리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됐다. 마음은 벌써 고향이다. 각박한 삶이라지만 그래도 이날만큼은 마음만이라도 풍성하기 이를 데 없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 친지들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며 정(情)을 나눈다. 1천 년 넘게 이어져 온 큰 명절이라 그런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괜히 가슴이 설레기는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가위의 유래는 1천여 년 전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7세기의 수서(隋書)에는 신라에서 매년 8월 15일이면 ‘가위’라고 하여 왕은 모든 신하들이 모인 가운데 풍악을 베푼다고 기록돼 있다. 더위가 물러가고 서늘해진 날씨에 백곡소과(百穀蔬果)가 새로 익으면서, 거둬들인 작물로 풍성함과 여유를 즐겼다. 즉, 풍요롭고 좋은 계절을 맞아서 힘든 농사를 마쳤다는 농공감사제의 성격이 짙었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우리 민족이 더 큰 명절로 지내왔다고 한다.

이렇듯 옛날 추석(秋夕)은 농사가 잘 된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있었다. 11월 유럽이나 미국에서의 추수감사절 쌩스기빙 데이(Thanksgiving day)와 흡사하다. 모든 것이 풍성한 가운데 음식을 함께 먹고,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며 나눔을 실천한 것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것은 민족의 전통이고 또 전래되어 오는 미덕 중 하나로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가족과 가족이 만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어른과 지인을 만나고, 또 여유로운 여행을 떠나는 시간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고향을 찾는 긴 행렬을 보노라면 오랜 세월을 굳힌 세시풍속(歲時風俗)의 힘이 대단하다는 느낌이다. 차가 막혀 10시간이 걸리더라도 기필코 고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만남’의 기쁨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자고 있기 때문이다.

친지와 이웃에게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나눔’이라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이다. 바쁜 삶에 지쳐 미덕이 점차 쇠해져감이 안타깝기는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외롭고 불우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시설에 온정의 손길이 줄거나 끊긴다는 보도다. 온정의 손길도 부쩍 줄었다. 제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들고 제 가족 챙기기도 어려운 처지에 주변이나 남을 돌아볼 여유를 갖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마음이라도 풍성하게 정을 나누는 모습이 아쉽다. 경제가 어려워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고 모두가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리다 보니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번 한가위에는 조금 덜 먹고, 덜 쓰고 해서라도 주위를 보살피고 베푸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8월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헛말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에서다.

또한 추석이 주는 의미는 풍성함이다. 한해동안 땀 흘려 지은 곡식을 거둬 물질적으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데다 밤 하늘에 떠오르는 달마저도 꽉 찬 둥근 보름달이다. 풍성함은 혼자 간직하고 있을 때보다 나눌 때 더 의미가 크다. 어느 누구도 근심을 느끼지 않고 모두가 풍성함을 공유하는 게 추석 명절이다. 또한 나눔은 꼭 물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사람이 갖는 재물의 양에는 한계가 있으나 마음 씀씀이는 거의 무한대이기에 누구에게도 나눠줄 수 있다. 풍성한 마음의 나눔은 훈훈한 온정으로 이어져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모두 기쁨이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추석은 가진 자나, 없는 자나 모두가 풍성함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무리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인해 리얼타임의 시대가 됐다고 하지만, 반대편 지구촌의 소식과 정보까지 바로바로 실시간으로 알려준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식정보화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 간의 정(情)이다. 나아가 성공의 기본 요소도 정(情)이다. 뛰어난 기술과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정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정(情)은 사람과 사람의 가슴을 이어주며 서로가 감동이 되기 때문이다. 정(情)과 감사가 넘치는 나눔의 한가위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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