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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불안한 필리핀 교민들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히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는 나라는 필리핀일 것이다. 지난 6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개월 동안 마약사범만 2500명이 사살됐고 1만3000명이 체포됐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2년 동안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장을 할 때부터 범죄자 소탕으로 유명했다. 스스로 자경단을 조직, 재판 없이 범죄자 1700여 명을 처형했고, 심지어 10대 소녀를 유괴·성폭행한 범인 3명을 직접 총살하기도 했다. 덕분에 ‘징벌자’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 대선에서 그는 ‘강력범죄 근절을 위해서 범죄자 10만 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마닐라만에 버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리고 공약을 강력 실행(?)중이다.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초헌법적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있다. 오히려 마약 매매 용의자를 사살하라는 명령까지 내리며 더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가 이처럼 범죄 및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필리핀에 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뿐이라고 한다. 필리핀은 사실 1960년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부유한 국가였다. 하지만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빈곤과 범죄로 얼룩진 채 ‘대졸 가정부 수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특히 치안부재가 심각, 외국인 청부살인과 강력 범죄도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유통되는 불법무기만 100만여 정, 불법 총기 생산 공장이 도처에 있고 싼 가격에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등 총기규제마저 허술, 사회 안전망은 아시아 최하위 수준이다.

이를 다잡기 위해 마약 및 강력 범죄에 초강경 대응하고 나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해 필리핀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지율이 91%에 이를 정도다. 9만여 명에 가까운 현지 한국교민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 등 매년 10여 명의 한국인이 피살되고 있어서다. 그런데 엊그제(11일) 또 3명이 총격 피살됐다. 올해만 벌써 네 번째다. 필리핀 내국인 살인범죄 발생률(8.8건)보다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한국 교민들. 혹자는 ‘코피노’의 저주라고도 한다. 그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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