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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하프 선율로 이웃과 사랑 ‘나누리’

자녀들 음악교실 참관했던 학부모
직접 배우고 싶은 열정에 의기투합
10년째 소외계층 등에 연주회 봉사
지역아동들에게 악기 교육도 나서

 

김포 ‘나누리합주단’을 찾아서

“음악은 인간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위대한 가능성을 보이게 한다.”19세기 미국시인으로 활동했던 랠프 월도 에머슨은 음악을 이같이 정의했다.이러한 ‘신비한 힘’이 있는 음악으로 지역내 소외계층과 소통하며 밝은 미래를 위한발걸음을 내딛는 단체가 있다.김포의 학부모들과 아이들로 구성된‘나누리합주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나누리합주단은 지난 10여년 동안 도내 복지시설들을 방문, 하모니카·크로마하프 등을 연주하며 마음이 어려운 이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그들이 연주하는 악기들을 가르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음악회를 여는 등 ‘미래의 꿈나무’를 양성하는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음악을 통한 나눔으로 따뜻한 공동체가 조성되길 기대하고 있는 나누리합주단을 찾아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누리합주단은 음악을 통해 따뜻한 나눔을 전파하자는 뜻을 품고 있는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모여 활동하는 단체로, 15년 동안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도내 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공연을 해 온지도 벌써 십여년이란 세월이 훌쩍 넘었다.

특히 최근에는 김포지역내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하모니카의 연주법을 중·고등학교에게 교육하고, 소외계층들을 위한 음악회를 여는 등 활동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나누리합주단 초기멤버 이순양씨는 “아이들의 음악교육을 위해 모인 엄마들이 가볍게 시작한 활동이었는데 어느새 20여년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며 “처음 만남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군대에서 전역하는 등 듬직한 어른이 됐다.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누리합주단의 이야기는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포준봉도서관에서는 관내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하모니카와 크로마하프를 가르치는 음악교실을 진행했다.

음악교실에 대한 참여 열기는 대단해 수십명의 대기인원이 발생할 정도였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음악교실은 학부모들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던 어느 날, 교육을 듣고 있는 학생들을 지켜보던 일부 학부모들이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

나누리 합주단 핵심멤버 김정아씨는 “아이들의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엄마들끼리 이야기를 하던 중 상당수의 이들이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듣기 좋은 악기소리를 연주하면서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교육을 거부당했으나 어머니들의 간곡한 청탁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려운 기회를 잡은 만큼 엄마들은 열정을 다해 배웠고, 우여곡절 끝에 가벼운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수준까지 실력을 향상시켰다.

이후 당시 음악을 가르쳐주던 박헌종 선생님의 추천으로 영보자애원(용인)·해뜨는 마을(화성) 등 도내 복지시설에서 작은 연주를 하게 됐고, 지금까지 그것이 이어져 시설내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음악회를 자비를 들여가며 매년 열고 있다.

특히 약 1천명의 장애인들이 있는 영보자애원의 경우 공연과 함께 서로 간의 친목을 다지며 가족같은 분위기로 삶을 나누는 사이까지 발전했다.

또 논산훈련소에서 위문공연도 진행, 훈련병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자신의 삶을 위해 배운 음악이 타인을 위한 나눔으로 그 가치가 확산된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 이 아이들과 함께 ‘학술연주회’ 형식의 음악회를 열어 해당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잊지못할 추억도 선사하고 있다.

음악회에서는 현재 나누리합주단의 자녀들도 동참, 그 특별함을 더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로고송’을 연주, 도의 정책이나 행사의 홍보영상에 삽입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정순 대표는 “나누리합주단이 가지고 있는 목표는 ‘나눔’으로, 앞으로도 계속 연주를 통한 재능기부로 많은 이들과 삶의 공유하고 나누고 싶다”며 “우리의 작은 활동이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희망에너지’ 전하고 싶어”

이 정 순 김포 ‘나누리합주단’ 대표


“음악을 통한 희망의 에너지가 모두에게 퍼져 나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나누리합주단 이정순 대표는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음악의 힘이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 대표는 1~5기로 구성된 나누리합주단의 3기 멤버로, 김포여성회관에서 열린 연주회를 관람하다가 인연을 맺게 됐다.

이 대표는 “당시 본 연주회에서 단원과 아이들이 하모니를 이룬 그 연주가 너무 멋졌고 아름다웠다”며 “이에 아이와 함께 음악을 배우게 됐고 단원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음악을 배우며 봉사활동에 전념한 이 대표는 특유의 열정과 세심함을 인정받아 지난 5년 동안 나누리합주단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첫째 아들 김종현 군은 나누리합주단의 활동을 통해 음악에 대한 소질을 발견하게 됐고, 현재 고양예술고등학교에서 트럼펫을 전공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음악을 일찍부터 접한 아이들은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접하게 된다”며 “이와 함께 나누리합주단의 활동에도 참여해 평소 접할 수 없는 소외계층들과 만나면서 배려라는 개념을 일찍부터 깨닫게 된 것 같다. 이러한 활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자랐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보면 우리와 같은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야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대표는 “아이에게는 바른 인성을, 어른에게는 자신감 회복이란 선물을 제공하는 음악과 함께한 나누리합주단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음악교육에도 힘써 미래의 꿈나무에게 아름다운 나눔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용현기자 cyh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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