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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부처님의 나라, 불국사로 떠나는 여행

 

 

 

단풍여행을 떠나는 등산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즌이다. 그 인파속에 묻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수시로 일어난다. 단풍을 보기에 좋은 곳을 머릿속에 그려보다가 경주의 불국사가 떠올랐다. 단풍이 어우러진 불국사는 누가보아도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오늘은 단풍이 멋지게 어우러진 불국사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불국사는 ‘부처님의 나라’다.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세계인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 부처님의 나라로 출발해보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일주문을 통과해 해탈교를 건너면 불국사 입구에 다다른다. 불국사 입구에서 청운교와 백운교를 올라 자하문을 들어가면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즉, 부처님의 나라에 들어서는 것이다.

부처님의 나라에 들어서면, 석가탑과 다보탑이 마주하고 있다. 이 두 개의 탑은 우리나라 최고의 탑으로 손꼽히는 것으로 모두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석가탑과 다보탑은 그 생김새가 확연히 다르다. 다보탑은 화려하고 석가탑은 밋밋할 정도로 간결하다. 화려한 다보탑보다 석가탑에 더 시선이 머무는 것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진 석가탑의 매력 때문이리라.

석가탑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이다. 우리가 석가탑으로 부르고 있지만 석가탑의 공식 명칭은 불국사 삼층석탑이다. 석가탑은 무영탑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석공 아사달과 그의 아내 아사녀의 슬픈 전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다보탑은 인도의 탑 양식을 따른 것이다. 다보탑은 사각형과 팔각형, 원의 이미지를 중층적으로 쌓아 화려하게 장식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다듬어져 있다.

석가탑과 다보탑은 화려함과 심플함이라는 극단적인 조형물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석가탑이 힘 있는 남성의 역동성이 느껴진다면, 다보탑은 여성의 부드러움이 묻어난다. 이질적인 두 탑의 조화로움은 불국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든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석가탑과 다보탑 감상을 마치면, 이제 석가모니가 모셔져 있는 대웅전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화강암 기단 위에 들어앉은 대웅전은 기단과 건물의 구조가 조금 어색하다. 그도 그럴 것이 기단은 신라시대의 것인 반면에 건물은 천년이나 뒤인 조선시대의 것이다. 이는 임진왜란으로 대웅전이 불에 타자 대웅전과 극락전 등 중요한 건물만 새로 짓게 된다. 그래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라시대의 기단위에 조선시대의 건물이라는 아주 특별한 만남을 선사해주고 있다. 대웅전 안에는 3개의 불상의 모셔져 있는데 가운데 계신 분이 바로 석가모니이다.

대웅전에서 석가모니를 만났다면, 비로전으로 발길을 재촉해보자. 비로전은 1천300년 전의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는 건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비로자나불은 한 손으로 다른 한손의 집게손가락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부처님이 사는 세상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뜻한다.

이제 아미타불이 계시는 극락전으로 발길을 향한다. 극락전에 모셔진 아미타불도 1천300여 년 전의 불상이다. 이 극락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양문을 통과해야 한다. 안양이란 극락정토의 다른 명칭이다. 이 극락전에서 꼭 봐야 할 것이 있다면 안양문에서 내려다보는 연화교와 칠보교이다. 각 계단마다 음각으로 연꽃을 새겨놓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불국사는 입구에서 오른쪽엔 석가모니를, 왼쪽은 아미타불을 뵐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석가모니와 아미타불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부처님으로 살아서는 석가모니불에 의지해 살고 죽은 뒤에는 아미타불의 세계에서 즐거움을 누리면 되는 상징성을 구현해 놓았다.

울긋불긋 단풍구경삼아 떠난 불국사에서 우리들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석가모니와 아미타불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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