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20.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만 44.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변동이 없었을 뿐 다른 분위에선 모두 감소했다.
2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1.5%p 줄어든 22.3%, 3분위는 가장 큰 폭인 2.8%p 감소한 14.8%였다.
4분위는 0.2%p 줄어 11.8%였고 5분위도 비교적 큰 폭인 1.2%p 감소한 7.2%였다.
적자 가구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계가 부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적자 가구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씀씀이를 줄이는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의 소비지출 비중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2004년 81.3%로 최고치를 찍고서 점차 하락했다.
최근 들어서는 하락세가 더욱 커져 올 2분기엔 70.9%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고령화로 노후 대비 부담이 늘어난 데다 경기가 악화해 안정적인 일자리도 줄어들며 가계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적자 가구 비율이 감소하는 것은 소비 둔화가 지속하면서 가계도 불황형 흑자를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코리아 세일페스타 개최 등 정부가 단기 소비 진작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손에 돈을 계속 쥐고 있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