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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의 世上萬事]돌아온 손학규 그리고 이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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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5일  20:37:23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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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자(大記者)

손학규가 오랜 칩거를 끝내고 다시 돌아왔다.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7공화국 선언으로 한국 정치 경제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와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계로 복귀했다. 정치인은 ‘들고 날 때’를 알아야 한다며 강진의 토굴집으로 칩거한 지 2년여 만이다. 때마침 박근혜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엊그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카드를 들고 나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에게 러브콜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거절이유에 대해 “약속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번 정계 복귀 선언에 비난의 여론도 있다. 그러나 19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2년여 간의 ‘재충전’을 하고 1995년 정치행보를 재개했다.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잇단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다음 대선에서 정치권으로 돌아왔다. 호남에서 참패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던 문재인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정치는 생물이어서 언제든지 살아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그가 강진에 내려갈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심했다. ‘들고 날 때’를 아는 그는 은퇴한 것이 아니라 도광양회(韜光養晦- 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기다린다)’했다는 것이다. 즉,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르면서 복귀시점을 저울질한 셈이다. 지난 총선에서 두 야당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도 손학규라는 이름을 아직 대중들이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그를 선거에 활용하려 할 뿐 진정으로 자신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 그가 이제 ‘때’를 깨닫고 나타나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개헌을 기치로 내건 손학규의 이른 바 ‘제3지대’는 국민의당은 물론 새누리당의 비박 세력과 민주당 비주류, 정의당까지를 망라한다. 친박(親朴), 친문(親文) 등 여야 ‘패권 세력’에 식상한 여야 잠룡들도 이에 찬성하고 있으며 반 총장마저도 친박과 차별화를 택한다면 ‘제3지대’ 논의가 거센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개헌의지도 현재의 정치지도를 뒤흔들어 제3지대의 힘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 중심에서 불을 지핀 이가 또 이찬열이다. 더불어민주당(수원갑) 3선 국회의원인 그는 손학규의 탈당과 정계복귀 선언 다음날 뒤도 안돌아보고 따라나왔다. 동반 탈당의 뜻을 내비치자 손 전 대표는 극구 만류했다. 민주당과 자신을 선택해준 지역주민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의지를 꺾지 않았다. 손 고문 덕분에 3선 의원이 됐으니 그의 곁으로 가기 위해서라고 했다. 손학규 개인에 대한 충성이냐, 당을 배신한 것이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이 길이 인간적인 도리라며 의리를 선택했다. 둘은 시흥, 화성에서 자란 경기도 출신이다.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원으로 만나 10년 이상 서로 인간적인 신뢰를 쌓아온 사이다. 이찬열 의원은 2009년 수원시 장안구 재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후보로 나섰다. 당시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받으면서 이곳은 손학규의 등판이 대세였다. 그러나 손학규는 “빚보증보다 더 어려운 게 사람보증이라는데 이찬열은 내가 보증하겠다”며 후배 이찬열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정치권에서는 ‘아우 먼저’가 없는데도 말이다.

선대본부장까지 맡아준 손학규는 사람보증에 그치지 않고 선거사무원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 인지도가 많이 떨어져 한나라당 후보와는 경쟁이 되지 않을 거라는 이찬열을 기어코 당선시킨 주인공이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강진에서 올라와 이찬열의 선거 사무실에 들러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이찬열은 돌쇠같은 뚝심으로 의정활동을 펼쳐 2014년 국회사무처가 선정한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의원상 수상을 비롯해 2015년 대한민국 헌정대상, 국감NGO모니터단 우수의원 등 3관왕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손학규가 보증했던 대로다.

이찬열이 따라나선 제3지대는 가시밭길인 험지(險地)다. 당에 남아있어도 4선, 5선도 가능한 중진이지만 다른 이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국회의원 자리를 등기낸 것 아니다. 지역주민들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한 뒤 평가받는 것으로 족하다”라고 늘 말해왔다. 의리의 사나이답게 인간적인 도리를 선택한 그에 대해 누가 말한 ‘배신의 정치’인지, ‘의리의 정치’인지는 훗날 유권자가 판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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