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Sunsiri 어떤 일을 시키겠습니까?’라는 질문 아래 ‘고소고발’ ‘북풍’ ‘펜 세우기’ ‘연설문 수정’ ‘물 뿌리기’ ‘구국의 결단’ 등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답변을 선택하면 ‘꼬꼬댁’ 소리가 나온다. 최근 유행하는 ‘순시리 닭 키우기’라는 스마트폰용 앱 게임 중 하나다.

‘순실이 빨리 와’라는 게임 앱도 있다. 선글라스를 끼고 말을 탄 여인이 아래위로 나오는 수갑을 피하는 게임이다. 수갑을 잘 피하면 점수가 올라간다. 게임이 끝나면 감옥에 들어간 여인이 “언니~살려줘”라고 말하는 그래픽을 배경으로 획득한 점수가 나온다. 앱 수준은 조악하지만 젊은 유저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시중엔 이처럼 현 정국을 조롱하는 스마트폰용 앱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조롱과 풍자도 댓글과 만평에서 앱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대학가를 중심으로 ‘공주전’ ‘박공주헌정시’ ‘시일야방성대곡’ 등의 풍자 글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연세대 한 사이트에 올라온 공주전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주’, 최순실 씨가 ‘무당’으로 등장해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풍자한 고전소설 형식의 글이라는 입소문에 힘입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다. 고려대 한 사이트에 올라온 ‘헌정시’는 “근혜가 결국 해내시어타…”로 시작되는 한글 독음을 한자로 절묘하게 풀어써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실의 권력에 대한 불만과 짜증이 쌓인 사회일수록 절묘하게 권력을 조롱하는 영화·연극·문학 등에 열광하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용이 개천에서 놀면 새우의 조롱을 받고, 호랑이도 평지에 가면 개에게 속는다”며 권력자들 대부분 조롱을 묵살해 버린 것 또한 집권(執權)의 역사다.

나라 안이 온통 최고 권력자 조롱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심에선 박 대통령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설마 “군주 된 자, 가혹하다는 악평을 듣더라도 개의할 필요 없다. 역사는 동정심에 찬 인물보다 가혹하다고 소문난 인물이 민중을 단결시켜 신뢰를 획득했으며 질서를 확립했다”는 마키아벨리 어록 중 한 대목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겠지? /정준성 주필








COVER STORY